동교동계 신·구파, 청와대 세배 않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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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002년 1월 1일에는 청와대가 예년보다 썰렁할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 이후 해마다 부부 동반으로 세배를 가던 동교동계 인사들이 이번에는 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동교동계 구파의 좌장인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은 30일 하와이로 출국한다. 하와이 대학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權전고문은 세미나가 끝난 뒤에도 하와이의 사돈집에서 3주 정도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신파의 한화갑 고문은 31일 지방으로 내려가 1월 1일 저녁에나 상경할 예정이다. 韓고문측은 "차분히 경선 구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옥두(金玉斗).최재승(崔在昇).설훈(薛勳)의원 등도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동교동계 인사들에게 金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떠났으니 줄세배를 오는 게 부적절한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동교동계 구파와 신파간의 알력도 남아 있어 金대통령 앞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기가 민망한 측면도 있다.

민주당 이인제 고문은 신정에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 총재에게 세배를 갈 계획이다. 李고문이 金총재에게 세배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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