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났네" 시골중학교 재학생 2명 미국 유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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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정든 고향과 부모님을 떠나 한동안 미국에서 살 생각을 하니 긴장도 되지만 열심히 노력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충남 서천군 기산면 동강중(교장 劉文相.50) 3학년 박상희(朴相姬.15)양과 노시내(15)양은 요즘 새해가 밝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내년 1월 3일이면 고향인 시골을 벗어나 꿈에도 그리던 미국 유학을 떠나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 공보처가 후원하는 무료 유학프로그램인 'AYUSA(Academic Year in USA)'에 국내 농촌학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선발된 행운아들.

朴양은 미국 켄터키주 오언즈버러시의 헨센고에서, 盧양은 오리건주 아이다호시에 있는 헌팅턴고에서 각각 미국 학생들과 함께 6개월 동안 공부하게 된다.

朴양 등의 모교는 개교한 지 52년이 된 전통있는 사립으로 한때 학생수가 9백여명이나 됐지만 이농현상 탓에 현재는 전교생이 86명(3학급)에 불과한 초미니 학교.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이대원(李大源.60)이사장을 중심으로 해외 유학을 추진하던 중 지난 7월 AYUSA의 유학생 선발정보를 접한 것이 이들의 미국행 계기가 됐다.

학교측은 전학년 학업성적이 전교 상위 10% 안에 들고 영어실력을 갖춘 학생 10여명을 선발, 유학시험에 응시토록 했다. 그 결과 내년 AYUSA가 선발한 한국 유학생 7명 가운데 농촌지역 학생으로는 이들 둘이 선발된 것.

이들은 지난 10월 치른 유학생 선발시험인 'SLEP'(듣기.독해 등 측정)에서 합격기준인 75점 이상을 얻었다.

평소 영자신문 읽기 등 하루 4~5시간씩 영어공부를 해온 덕분이다.

劉교장은 "유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장학회를 만들고 전교생에게 인터넷 과외도 시키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더 많은 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천=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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