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서 최대규모 히로뽕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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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국인이 부산항을 통해 동남아로 밀수출하려던 히로뽕 91㎏(시가 3천억원)이 국내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한 히로뽕 91㎏은 지난해 국내 수사기관 전체가 압수한 히로뽕 46㎏의 두배에 달하고 약 3백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단일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서울지검과 부산지검, 부산세관은 지난달 3일 부산항에 입항한 중국선적 정기화물선에서 중국산 당면 속에 1㎏씩 포장된 히로뽕 91㎏을 압수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번에 압수된 히로뽕은 지난 10월 하순께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의, 벽돌공장으로 위장된 제조시설에서 만들어져 필리핀 마닐라의 마약범죄조직에 넘겨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과 세관 등은 히로뽕을 압수한 직후 화물 최종목적지인 필리핀의 수사당국에 화물수령자 검거를 요청했으나 1차 검거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히로뽕 운송을 의뢰한 밀수 주범과 필리핀에서 히로뽕을 받기로 한 화물수령자가 중국 국적의 황모(36.필리핀 거주)씨인 것으로 확인하고 인터폴에 지명수배를 의뢰했다. 또 중국 공안부에도 공조수사를 요청해 놓았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중국산 마약이 컨테이너 화물로 위장돼 부산항 등을 경유한 뒤 동남아 일대로 밀수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지난 5월에도 부산항을 통해 환적화물로 밀수출하려던 히로뽕 30㎏을 적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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