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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정전협정 어기고 대공포 DMZ 반입 … 전방위 무력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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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①23일 잠수함 4척 동해 차호기지서 출동 … 2척만 귀환 1996년 9월 강릉해안에 침투했다 좌초된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왼쪽)과 함경남도 차호해군기지. 부두에 정박한 잠수함(붉은색 원)으로 추정되는 함정이 보인다. 23일 이 기지에서 잠수함 4척이 떠나 26일 현재 2척만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글=연합뉴스] ②25일 DMZ 안에 대공포 반입 북한군이 25일 최전방 GP에 반입한 대공포. 14.5㎜ 중기관총 4개를 묶어 만들었고 이동사격이 가능하다. ③26일 개성공단 정부관계자 추방 이수영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장(오른쪽)과 직원들이 26일 도라산출입 사무소에 도착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북한이 남북 관계 단절 조치와 더불어 전방위 무력시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25일 “북한이 철원 인근의 북한 측 GP에 14.5㎜ 방공 중기관총을 묶어 만든 대공포를 들여와 설치하는 모습이 관측됐다”며 “실제 사격은 없었으나 북한이 중화기의 비무장지대 내 반입을 금지한 정전협정을 어긴 만큼 그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14.5㎜ 기관총 4정을 묶어 만든 이 대공포는 네 개의 바퀴가 달려 트럭이나 지프 차로 견인하며 이동 사격이 가능하다. 옛 소련이 1950년대 초 제작한 이후 동구권에 널리 보급돼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용도 폐기했으나 북한은 성능 개선과 보수를 거쳐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이 확성기를 통해 대북 심리전을 실시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거듭 확성기를 조준사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우리 군은 다음 달 6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계획이다.

북한은 24일 밤에도 연천 인근의 중부전선에서 포병 야간 화력 유도 훈련을 실시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 관측장교가 이날 밤 비무장지대 GP로 들어와 비무장지대 밖에 위치한 직일포의 표적을 식별하고 좌표를 입력하는 야간 포병 유도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직일포는 언제든지 사격이 가능하도록 준비가 돼 있는 포를 일컫는다.

북한은 또 최근 휴전선 인근 일부 초소 하단에 설치해 놓은 총안(銃眼·총기사격을 위한 구멍)을 여닫는 등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북한군의 움직임과 관련해 군 고위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수세적인 국면을 돌파하려는 무력시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23일에는 잠수함 4척이 동해 차호 해군기지를 떠나 26일 현재 2척만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 잠수함은 수시로 기지를 떠나 돌아오는 훈련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하지만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확인 비행체에 한때 전투기 출격=26일 경기도 파주 부근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확인돼 우리 전투기가 한때 출격했다. 군 소식통은 “이날 오후 9시쯤 파주 북방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출현해 공군 전투기를 출격시켰다”며 “처음엔 북한 공군기로 의심했으나 비행체가 초저속으로 날다 결국 상공에서 사라져 새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글=정용수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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