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간곡한 요청… 대구대 영천쪽에 북문 내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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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산 대구대를 ‘영천’ 대구대로도 불러 주세요.”

경산시 진량면 내리리의 대구대가 대학 정문을 한 군데 더내기로 해 화제다.

또다른 정문의 이름은 가칭 ‘북문’.영천시 금호읍 신대리를 연결하는 통로다.도심에 있는 대학처럼 오가는 학생들이 많아서가 아니다.야산에 길을 내고 금호강에 다리를 놓는 탓에 사업비도 22억원이나 들어간다.

대구대가 북문을 만들기로 한 것은 영천시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다.

영천시는 1999년부터 대구대측에 정문 개설을 요청해 왔다.

4년제 대학을 코앞에 두고도 금호강으로 막혀 10여㎞를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는 데다 금호강 맞은편 신대리 ·원리기의 개발도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예산 사정 때문에 검토만 해왔던 대구대가 최근 북문 개설 계획을 확정,도로와 금호강 다리 공사를 시작했다.

대구대 본관 남쪽에 너비 13m ·길이 9백20m의 도로를 닦고 금호강에도 너비 11m ·길이 70m의 다리를 세우는 공사다.

도로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 10억원은 대구대가,다리 건설비 12억원은 영천시가 맡기로 했다.도로 편입지가 학교 땅인데다 보상에 따른 마찰도 없어 비교적 적은 비용에 공사기간도 짧은 것이 특징이다.공사는 내년 6월 말께 끝난다.

이렇게 되면 진량읍에 형성됐던 원룸주택 등 대학촌이 신대리 ·원기리 일대에도 만들어져 이 지역 주민들의 소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대의 홍덕률 홍보비서실장은 “이 곳에서 가까운 공과대 ·자연자원대 학생들이 영천에서 자취나 하숙을 할 수 있게돼 하숙비나 방값도 상당히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효과를 설명했다.대학측은 북문이 열리면 좀더 많은 영천의 학생들이 진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영천시 ·대구대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영천시는 4년제 대학 유치효과를 거뒀고,학생들은 생활비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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