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조훈현-마샤오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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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천지개벽 일으킨 白

제4보 (80~100)=80, 82로 둔 것은 이렇게 연결해 둬야 마음껏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수는 실리로도 대단히 크다. 하지만 馬9단은 83부터 91까지 간단하게 대마를 수습했고 이 수순을 지켜본 검토실의 젊은 프로들은 조용히 침묵 속에 잠겨들었다.

형세가 어떠냐고 묻자 그들은 "도저히 안되겠다"며 고개를 젓는다. 집만 따진다면 반면으로 근 20집 부족한 것 같다는 것이다.

백은 두텁다.6집반의 큰 덤도 있다. 그래도 10집은 질 것 같단다. 그러나 세상 일은 참으로 알 수 없다. 백 절망의 상황에서 갑자기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94의 육박이 6분의 장고수. 馬9단은 8분이나 생각한 끝에 상변을 95로 막았는데 이 수가 패착 1호. 상변 대마가 불안해 가일수한 것인데 대마는 A쪽의 한집이 있어서 걱정이 없었다.

'참고도' 흑1을 선수해 뒀으면 흑승은 부동이었다.3을 꼭 두고 싶다면 그 다음 두면 됐다.

曺9단의 96, 98이 흑을 뿌리째 위협하는 호착. 16분이나 장고한 馬9단의 99는 패착 2호. 지금이라도 B로 뛰어나가는 것이 화급했다.

99를 본 曺9단은 노타임으로 100 붙였고 이 한 수가 놓이는 순간 공배처럼 보이던 중앙과 하변이 백의 무대로 변했다. 동시에 馬9단의 눈초리도 사납게 변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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