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레인저스 "이젠 No.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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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73승89패,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꼴찌. 박찬호(사진)가 유니폼을 바꿔 입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현주소다. 거액을 들여 박선수를 영입한 레인저스는 과연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레인저스의 장점은 막강 타력이다. 이것을 뒤집어보면 투수력은 형편없다는 얘기다. 레인저스의 올 시즌 팀방어율은 5.71. 아메리칸리그 14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시즌 직후 영입된 존 하트 단장이 팔을 걷어붙이고 체제 정비에 나선 후 첫번째 한 일은 마운드 재건이었다. 하트 단장이 올시즌 팀의 간판 투수였던 릭 헬링과 대런 올리버를 내보내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박선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은 현재의 투수력으론 한계에 부닥쳤다는 냉정한 판단이었다.

레인저스는 박찬호-데이브 버바-더그 데이비스-케니 로저스-롭 벨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진을 구축해 나름대로 모양새를 갖췄다. 여기에 박선수에 이어 자유계약선수(FA) 선발 투수 중 2위로 꼽히는 애런 실리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실리마저 끌어들인다면 레인저스의 선발진은 같은 지구의 시애틀 매리너스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버금갈 만큼 업그레이드된다.

불펜은 모자람이 없다. FA 토드 밴 포펠과 제이 파웰을 데려와 든든한 허리진을 구축했고 마무리 제프 짐머만은 LA 다저스의 제프 쇼를 능가하는 구위를 갖췄다. 또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좌완 존 로커까지 트레이드해와 뒷문 단속을 마쳤다.

강한 타선은 더 강해졌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라파엘 팔메이로-이반 로드리게스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중심타선이다.

결국 박선수의 가세로 안정된 투수력은 공격력에도 시너지 효과를 보이며 레인저스를 단숨에 지구 선두권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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