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鄭·李 투톱' 2선 후퇴, 사무총장 중심체제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정몽준.이연택 공동위원장을 비상임으로 후퇴시키고 문동후(사진) 사무총장 체제로 탈바꿈한다.

KOWOC는 24일 59차 집행위원회와 2001년 2차 임시 위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그동안 상임이던 두 위원장의 신분을 비상임으로 전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KOWOC는 '위원장과 사무총장 이외의 임원은 비상임으로 한다'는 11조 7항을 '사무총장 이외의 임원은 비상임으로 한다'로 변경했다. 또 '사무총장은 위원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사무처의 사무를 총괄한다'는 36조 4항에서 위원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는 부분을 삭제했다.

문동후 사무총장은 총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준비와 관련한 주요 정책 결정들은 위원장들에게 사전에 보고.상의하겠지만 집행위 결정사항에 따른 세부 내용 등 대부분의 업무 결재는 사무총장이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두 위원장의 2선 후퇴를 기정사실화했다.

문총장은 두 위원장의 서열과 관련, "국제축구연맹(FIFA) 관련 행사에서는 FIFA 규정상 서열이 앞서는 정위원장이 의전에서 우선 순위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FIFA가 관련되지 않은 국내 행사에서 누가 대표성을 갖느냐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고 앞으로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정위원장은 위원총회 표결 직전 신상발언에서 "하느님이 세상에 독생자 예수를 내려보낼 때 마땅한 장소가 없어 결국 마굿간에 내려보냈다.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도 그런 것을 생각하며 희생적.헌신적으로 월드컵 준비를 위해 일하겠다"고 언급, 2선 후퇴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