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테마파크 불황… 한국인 관광객에 손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경기 침체로 불황에 빠진 일본 관광업계가 저렴한 관광상품을 만들어 한국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23일 JR큐슈(九州)등 일본 관광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들어 현(縣)마다 거의 두세개씩 조성된 테마 파크들의 관광객들이 올들어 크게 줄어들었다.

일본 내 17세기 네덜란드 마을인 하우스텐포스(나가사키)는 관광객들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경영난으로 최근 대표이사가 교체됐다.단지 내 3억∼15억원짜리 개인별장이 절반밖에 분양되지 않았고,객실 3백30개를 갖고 있는 젠니크 특급호텔의 가동률도 평일에는 50∼60% 수준이다.

우주체험공원인 스페이스 월드(후쿠오카),자연농원인 미쯔이 그린랜드(구마모토),꽃 공원인 플라워 파크(가고시마)등 근처 테마파크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처럼 자국 내 관광객들이 줄어들자 일본 큐슈지역 관광업계가 한국 관광업계와 손잡고 파격적인 관광상품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고야성 박물관 등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는 한국인 직원을 채용,한국말로 안내하고 있다.후쿠오카 하카다 역 주변 등 주요도로 이정표와 유명 관광지 팸플릿도 한글로 적고 있다.한국 관광객을 겨냥한 참기름 ·과자세트 등 상품도 판매 중이다.

JR큐슈와 한국고속해운은 하우스텐포스 ·오우라 성당 ·평화공원 ·아리타 도요(陶窯) ·원폭자료관 ·글로버 공원 등을 둘러보는 2박3일과 3박4일짜리 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가격은 29만9천 ∼ 37만9천원으로 일본 특급호텔 하루 숙박비 정도며 국내 제주도 여행비 수준이다.이 상품은 45만여 평에 17세기 네덜란드 문화를 주제로 조성된 하우스텐포스 내 젠니크 특급호텔에 묵으며 온천과 관광을 즐기도록 일정을 잡고 있다.

특히 교통편은 부산 ∼ 후쿠오카 간 2백㎞를 시속 45노트(83㎞)로 2시간55분만에 주파하는 ‘제트포일’을 이용한다.

이 배는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워터 제트엔진으로 1분간 1백80t의 물을 분사해 추진력을 얻도록 설계돼 있다.

운항 때는 선체바닥이 수면에서 2∼3m 떠올라 파도의 영향력을 거의 받지 않는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이 배는 현재 한 ·일 양국에서 3척을 운항 중이며 폭풍주의보에도 운항할 수 있어 항공편보다 높은 97%의 취항률을 자랑한다.

한국고속해운 노봉섭(盧奉燮)사장은 “정상가의 절반 가격으로 수준높은 일본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문의 051-442-6111.

후쿠오카=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