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심사 받고 중국서 위안화로 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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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한국에서 대출 승인을 받은 뒤 중국의 은행에서 인민폐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빛은행은 21일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M사에 대해 중국 공상은행에서 2백만달러를 대출받을 수 있는 채무보증용 신용장(스탠바이 LC)을 발급했다고 밝혔다.

M사는 이 신용장을 중국 공상은행에 제출하면 이에 해당하는 위안화를 즉시 대출받을 수 있다. 한빛은행은 만약 M사가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될 경우 대신 공상은행에 원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은 현지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데다 인민폐 영업을 하고 있는 국내은행의 중국지점도 일부 도시에 몰려 있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국내에서 돈을 빌려 중국에 송금할 경우 일단 달러로 바꾼 뒤 현지에서 다시 위안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떠안게 되고 환전 수수료도 이중으로 물어왔다.

한빛은행 김범수 중국데스크팀장은 "공상은행 지점이 3만개가 넘어 중국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며 "환 위험과 환전 수수료도 없고 은행측이 직접 공상은행과 협의해 금리도 0.3%포인트 정도 낮췄다"고 설명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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