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광역단체장 후보 24시 르포 ② 경기도 지사 후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6.2지방선거

“지금 내리는 빗방울은 천안함 용사들의 눈물”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가 23일 오전 경기도 안성에 있는 노인복지시설인 파라밀 요양원에서 한 할머니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안성=뉴시스]

천안함은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경기도 평택으로 다시 불렀다. 그는 22일에 이어 23일 아침에도 평택을 다시 찾았다. 평택성당 아침 미사에 참석해 장병들을 추모했다. 22일 오후 빗방울이 점차 거세지는 평택 서정리역 유세장에서 김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내리는 빗방울이 바로 천안함 46용사의 눈물입니다.”

그러자 비를 피해 총총걸음을 치던 시민 백여 명이 그를 주목했다. 김 후보는 “천안함을 두고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국제사회에서 김정일과 그를 추종하는 무리뿐”이라며 “김정일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한민국을 맡기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앞서 성남 남한산성과 용인시 신갈오거리 유세 땐 각각 비행장 고도제한 완화, 서울 삼성역까지 광역급행철도(GTX) 개통 등 지역 현안 공약만 언급했다. 안성에서도 ‘0~12세 무상 예방접종’ 등의 공약만 발표했다.

그런 김 후보에게 천안함을 거론한 이유를 묻자 그는 한 50대 남성 지지자가 줬다는 쪽지 한 장을 보여줬다. A4 용지에 ‘무모하게 퍼다 준 것 무서운 어뢰 되고, 무상급식 전면실시 국민선동 발상이다’란 16자 구호가 활자로 적혀 있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보수층이 천안함 사건으로 결집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쪽지”라고 말했다.

평택역에서 만난 회사원 김종필(36)씨는 “아무래도 안보 위기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차명진 선대위원장은 “야권이 유시민 후보로 단일화한 직후 좁혀졌던 지지율이 다시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안보 무능론’에 동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평택성당의 신도라고만 밝힌 40대 남자는 “젊은 병사 46명이 수장됐을 때 정부가 한 일이 뭐냐”고 했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인 23일엔 ‘노풍’을 자극할 가능성을 경계했는지 유세 일정을 축소했다. 오산·화성·안산·안양에서의 공식 유세 일정을 취소한 채 종교시설을 방문했다. 손원희 후보 수행실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15대 때 의원을 함께 했던 노 전 대통령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건 지금도 대단히 충격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정치적 의미는 별개”라고 말했다.

-유시민 단일화에 긴장하지 않았나.

“(민주당) 김진표 후보가 될 줄 알았지. 이벤트 자체가 워낙 극적이었다. 하지만 유 후보는 콘텐트 없이 출마해 내적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표가 막판이라도 도와주길 기대하나.

“선거는 정당으로선 전쟁이다. 경기도에선 모두 573명의 한나라당 후보가 뛰고 있다.”

평택·안성·안산=정효식 기자



“전 대통령 목숨 끊게 한 정치보복 심판해 달라”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야 4당 단일 후보로 나선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미관광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22일 오후 1시40분 광명사거리.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의 유세 메뉴는 ‘무상급식’이었다.

“김문수 후보가 되면 아이들 밥값을 지금처럼 계속 내셔야 합니다. 제가 당선되면 아이들에게 좋은 밥을 먹이게 됩니다. 밥값은, 도지사가 내겠습니다!”

연설을 마치고 내려온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를 여대생들이 에워쌌다. “오빠! 오빠! 오빠!” 하는 연호가 나왔다.

여의도 정가에선 종종 독불장군 취급을 받지만, 현장에선 열성 지지자 50여 명을 몰고 다니는 ‘바람의 정치인’이란 인상을 남겼다. 오후 3시 시흥 삼미시장 앞.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왼손은 열정적으로 흔들면서 유 후보가 높은 톤으로 외쳤다. “전직 대통령을 스스로 목숨 끊도록 한 이 끔찍한 정치보복을 심판해 달라.”

계속되는 유세로 이미 갈라져 있던 유 후보의 목소리에 다수의 청중이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박수를 쳤다.

야권의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김진표 의원을 내세웠다가 유 후보에게 패한 민주당은 그를 열심히 돕고 있다. 22일 광명 유세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지원 나왔다. 손 전 대표는 거리를 다니며 유 후보와 시민들의 만남을 주선하기 바빴다. “유시민 후보, 이리로 좀 와봐요. 나랑 잘 아는 사장님이셔”라며 유 후보와 시민이 손을 잡게 했다.

유 후보 일행이 다니는 곳엔 노란색(국민참여당), 연두색(민주당), 주황색(민주노동당) 점퍼가 뒤섞인다. ‘야당 연합군’이 항상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오전 10시 수원 화성 행궁 유세에선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나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란 소릴 듣는 박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하고 사랑했던 호남향우들은 유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저 산 위에 있는 노란 깃발이 유 후보의 승리를 기원하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정 의원의 말을 듣던 참여당 당직자는 “정말 단일후보가 되긴 됐나 보다”라며 혼잣말을 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의 지지율은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게 5∼15%포인트 정도 뒤지는 걸로 나온다. 그러나 유 후보는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한다. 유 후보는 식사 도중 참여당 당직자에게 “오늘 나가보니까 30대 남자들에게서 제일 반응이 뜨겁더라. 웃고 지나가는 여자들과 달리 남자들은 멘트를 꼭 하는데 ‘승리하세요’라고 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측근인 임찬규 참여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자에게 “경기도 인구가 1200만 명인데 걸어서 다 훑을 수는 없다”며 “우리는 ‘공중전’(TV토론·라디오 인터뷰 등)으로 승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광명·시흥=선승혜 기자

※ 사진 혹은 이름을 클릭하시면 상세 프로필을 보실 수 있습니다.[상세정보 유료]
※ 인물의 등장순서는 조인스닷컴 인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순서와 동일합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경기도 도지사
[現] 한나라당 경기도지사후보(6.2지방선거)

1951년

[現] 국민참여당 주권당원
[現]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후보(6.2지방선거)
[前] 보건복지부 장관(제44대)

1959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