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나라당 대세론 vs 공천 번복 동정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6·2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3일 경기 수원 장안구 선관위 관계자들이 부재자에게 발송할 후보 공보물을 정리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6.2지방선거 22일 오후 5시 한나라당 주말 합동유세가 벌어진 부산시 사상구 신모라 사거리. 강풍·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비바람이 몰아쳤다. 비옷을 입은 운동원들이 ‘기호 1번’을 상징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한나라당 송숙희(51) 후보가 시·구의원 후보들과 함께 유세차에 뛰어올랐다. 송 후보는 “모라동에 오니 37살 때 유치원 아이의 엄마로 사상구의원에 도전했던 15년 전이 생각난다. 사상구 주민들의 사랑을 잊은 적이 없다. 사상의 맏며느리가 돼 사상을 발전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이곳에서 남쪽으로 3㎞쯤 떨어진 이마트 사상점 앞에서 야 4당 대표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송영오 창조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등 야권 4당 대표들이 야권 단일 후보 김정길 부산 시장 후보와 이영철(46) 사상구청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유권자들과 악수를 하면서 “사상구에서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구조는 깨뜨려야 한다. 한나라당을 견제하면서 지역발전을 이끌 야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 교육·주거·환경·복지 분야가 부산 16개 구·군 중에서 꼴찌권인 사상에 희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신상해(53)후보는 유세차량으로 모라 1·3동을 돌면서 유세를 벌였다. 신후보는 “한나라당 부산시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결정한 공천을 중앙당이 번복하면서 공천을 강탈당했다. 시의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서 지역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사상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의 공천번복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공천심사위원회는 6명이 공천 경합을 벌인 사상 구청장 후보로 신상해 시의원을 지명했었다. 그러나 여성단체의 반발과 중앙당의 여성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공천자가 송숙희 시의원으로 교체됐다. 이에 신 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한나라당 중앙당을 상대로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대세론과 공천 번복의 동정론이 충돌하고 있다. 여기에다 사상구는 야당 지지층이 많아 2006년 지방선거 때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선전한 곳이어서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송 후보는 사상공단을 도시근로자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산업기지로 조성하고 차별화된 교육지원책을 펴서 교육명문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후보는 구청에 빈공간을 만들고 민간교육기관과 협의해 중·고생 5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반값학원 운영, 저소득층 자녀 1000명의 무상교육 실시를 공약했다. 신후보는 사상강변축제를 ‘부산낙동강 문화축제’로 확대해 문화와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도시로 가꾸고 동 주민센터의 문화예술기능 강화를 공약했다.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