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베트남 전쟁고아를 도웁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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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베트남인과 한국인 사이에 생긴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어루만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13일 오후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베.한 정해기술학교 운영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선디너쇼를 연 사단법인 정해복지 이사장 이충범(李忠範)변호사.

그는 1992년 영화 '하얀전쟁' 제작진에게서 베트남의 한국계 혼혈아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학교를 설립했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 참전국으로 가해자가 됐습니다. 한인 2세와 전쟁 고아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청소년들이 취직하는 데 도움이 될 기술학교를 세우기로 하고 프놈펜에 갔다. 폐교한 학교의 무너진 건물을 보수하고 기숙사를 신축했다. 대우중공업에서 교육용 장비를 기증받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96년 11월 개교할 수 있었다.

정해기술학교가 배출한 졸업생은 4백20명. 2년 과정(컴퓨터반은 1년)의 이 학교에는 컴퓨터.자동차.기계 등 3개반에 1백20명이 재학 중이다.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을 일절 내지 않아도 돼 불우 청소년들에게 인기다.

사단법인 정해복지는 학교 운영 경비로 1년에 4천만원 정도 보조하고 있다. 李변호사는 "후원자들이 더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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