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협회장 말바꾸기에 아마야구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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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국 야구의 젖줄 대한야구협회가 끊임없는 파행으로 사고 단체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몽윤 전 회장의 뒤를 이어 고익동(대민항공 대표)씨가 회장대행에 선임됐다. 그 직후부터 야구계에서는 "고회장대행이 협회의 행정을 독단적이고 원칙없이 처리하고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대행 꼬리표를 떼고 회장으로 취임한 뒤부터는 협회의 인사권을 전횡, 한국 야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비난이 그치지 않고 있다.

고회장은 최근 단행한 협회 임원 인사에서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부회장 1명을 추가로 선임했다.

고회장은 최근 임명된 朴모 부회장이 과거에 비정상적인 조직에 몸담았다는 자질 시비에 휩싸이자 "朴부회장의 과거 행적은 문제가 되지만 지금은 개과천선했고 협회에 3억원에 이르는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고회장은 지난해 대행 취임 당시 "제대로 된 회장을 영입하지 못하면 6개월 뒤 사퇴하겠다"고 했으나 약속한 시일이 지났는데도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 고회장은 이번 회장 선임 때도 "내년 5월까지만 회장을 하겠다"며 지방 대의원들을 회유,회장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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