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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을 달린다] 경상대, 생명과학 '글로벌 인재' 양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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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경상대 유전자 조작연구소 임채오 교수(왼쪽부터 첫번째)가 학생들과 실험을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세계 최고 권위의 생명과학 전문학술지 '셀(Cell)' 2004년 6월호에 논문이 실려 화제가 됐던 경상대 대학원 박사과정(2년차) 장호희(27.여.생화학과)씨는 학부와 석사과정을 경상대에서 마친 시골처녀다.

장씨의 논문은 '질병과 스트레스에 대한 생체방어 조절 메커니즘의 규명'에 관한 것으로 활성산소가 질병과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다량으로 만들어져 몸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지난해에는 스탠포드대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는 허원도(36) 박사의 논문이 셀지 표지에 소개됐다.허 박사는 경상대서만 줄곧 공부했다. 2001년에는 김민철(36) 박사의 박사학위 논문이 네이처지에 실렸다.

경상대는 이 처럼 세계적인 생명 과학자 양성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 대학 생명과학 분야는 올해 초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국가 핵심연구센터'(EBRC)로 지정돼 연간 30억원씩 앞으로 7년간 21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대학측은 5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농업생명과학대와 수의과대, 자연대, 해양과학대 생명과학 분야의 풍부한 연구력에다 넉넉한 재원이 합쳐지면 국제경쟁력을 갖춘 생명과학 전문가를 길러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학부서 생명과학분야를 전공한 뒤 대학원에 진학하면 국내 최고의 연구진들과 함께 연구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달 석사과정 40만원, 박사과정 50만원의 연구수당을 지급하는 데다 장학금 혜택도 많다.

여기에다 미국 퍼듀대와 미시건대, 일본 오사카대 등 3개 대학과 공동학위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공동연구를 위해 현지 연구실을 퍼듀대학에 설치했다.

따라서 학부를 마친뒤 석.박사 과정의 절반은 경상대서 밟고 나머지는 해외서 이수, 경상대와 해외대학 2곳에서 학위를 받게 된다.

지금까지 경상대에서 토종 박사과정을 마친 뒤 세계 유명대학 박사후 과정에 나가있는 연구원만도 50여명에 이를 정도다.

국가 핵심연구센터 임채오 교수는 "연구진들은 생명과학 분야는 국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우수한 역량과 풍부한 연구자금 지원 덕택에 세계 10위권 연구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뇌한국(BK)21 대학원육성사업단 윤대진(39) 교수팀은 지난해 초 세계 최초로 가뭄,저온, 고온, 병원균 등의 환경스트레스에 견딜 수 있는 형질전환 식물체(담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특허를 따낸 이 연구는 실제 농업에 활용이 가능해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활약으로 생명과학분야 석.박사 출신 13명은 하버드.예일대.스탠포드.콜럼비아.MIT공대 등 연구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국내 유명 연구기관에서도 80여명이나 뛰고 있다.

조무제 총장은 "서울대나 포항공대,한국과학기술원 등도 우리 만큼 좋은 조건으로 외국의 유명대학에 박사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출신학교에 상관 없이 국내외 정상급 교수를 더 뽑고 정부지원을 따내 세계적인 연구소로 키워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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