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법 명문 로스쿨 ‘루이스 앤 클락’ 클로노프 학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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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미국 서북부 오레건주 포틀랜드의 루이스 앤 클락(Lewis & Clark) 로스쿨은 미 서부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학교다. 특히 환경법 분야에서는 랭킹 1~2위를 다투며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 학교의 로버트 클로노프(사진) 학장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서울대·연세대·강원대 로스쿨 학장과 만나 교류·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방한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루이스 앤 클락이 미국 로스쿨 중 환경법 분야에선 최강자라고 하는데.

“40년 전인 1970년 미국 최초로 환경법 강의를 시작했다. 환경법 저널도 가장 먼저 만들었고 관련 수업이 50개가 넘는다. 80개 이상의 로스쿨 학생들이 참가하는 ‘환경법 모의법정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하기도 했다. 환경법에 관심 있는 연방판사들도 우리 학교를 찾아온다. 오바마 행정부의 환경보호국(EPA)에선 우리 학교 출신이 요직을 맡고 있다.”

-특성화에 성공한 셈이다.

“10년 전 동물의 권리 등을 다루는 동물법 강의도 우리가 최초로 개설했다. 지금은 100개가 넘는 로스쿨에서 이 강의를 개설하고 있으며, 우리 교수가 저술한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도 전문 법조인을 양성하는 로스쿨을 시작했지만 변호사 정원은 제한한다. 미국은 정원 제한 없이 어떻게 변호사의 자질을 보장하나.

“핵심은 교육의 질이다. 변호사 시험에 대부분 합격하는 건 로스쿨이 제대로 가르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법조인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중요한 건 윤리다. 미국에선 윤리 강의를 듣고, 시험을 통과해서 변호사가 될 수 있다. 변호사가 된 뒤에도 엄격한 윤리적 기준을 지키지 못하면 바로 자격을 박탈한다. 법 관련 문서 작성과 변론 능력도 물론 중요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다. 자신만의 분야를 선택해 관련 강의를 많이 들으라고 주언하고 싶다.”

-한국의 로스쿨이 국제적인 법조인을 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무교육이다. 미국의 모든 로스쿨은 실무 수습을 위한 부설기관으로 ‘클리닉’을 운영한다. 여기서 학생들이 직접 사건을 맡아 처리하면서 법원에도 가고 판사들과 일할 기회를 얻는다. 우리도 소상공인의 창업을 돕는 ‘스몰 비지니스 클리닉’과 ‘동물법 클리닉’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환경법 클리닉은 지난해 말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 학생들을 보냈다.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것뿐 아니라 공익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클리닉의 역할은 크다”

-루이스 앤 클락에 한국 학생은 어느 정도 있나.

“5~10명 정도로 많지 않다. 하지만 내가 가르쳐본 한국 학생들은 한결같이 뛰어났다. 더욱 많은 한국 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고 싶다. 우리 학교는 학기 시작 전 교수들을 만나고 모의강의를 들으면서 치열한 로스쿨 과정을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운영하고 학교 적응을 돕는 전담 직원도 두고 있는 등 외국인 학생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글=홍주희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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