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업종 기상도] IT·자동차 ‘웃겠네’ … 건설·철강 ‘울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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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정보기술(IT)·자동차 ‘맑음’, 건설·철강은 ‘흐림’.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하반기 업종 기상도다. 유럽발 악재로 시장은 ‘시계 제로’ 상태다. 금리인상으로 대표되는 출구전략 시행 여부 등 변수도 많다.

이렇게 불안한 때일수록 ‘대표선수’에 거는 기대는 오히려 커지는 법이다. 그래서 17일 하반기 산업 전망을 발표한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이 최우선으로 꼽은 유망 업종도 국내 산업의 대표선수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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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내에서는 특히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LED)가 선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스마트폰 등 새로운 디지털기기가 대거 쏟아지고, 이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도 압도적이란 이유에서다. 대우증권 송종호 연구원은 “메모리 시장은 장기 호황 사이클에 들어서 있으며 2011년까지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초강세인 D램 값이 4분기 이후 주춤할 수 있지만 낸드플래시가 호황을 이어받으며 대형주의 ‘2차 랠리’도 내다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도 순항이 예상된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는 다소 주춤하는 대신 선진국 시장의 회복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김병국 연구원은 “국내 자동차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원화 강세에도 내성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도 있다. 건설업이 대표적이다. 대신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자금난에 대한 걱정은 다소 완화됐지만 주택판매가 줄어드는 폭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 업종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세계 철강업계가 호황기에 생산설비를 대폭 늘려놓은 탓에 아직 수요가 공급능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긴축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철강 값에는 그리 좋지 않은 징조다. 대우증권 전승훈 연구원은 “철강 가격은 중국의 대출 증가율을 3~4분기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신규 대출을 규제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부터는 철강 값이 하향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업은 구조조정과 맞물려 업체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들은 해상·육상 플랜트와 친환경 선박 등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의 비중을 높여가며 중국과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사들은 변화보다는 여전히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항공·해운은 같은 운송업종이지만 원화 강세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원화가 강세로 가면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항공사의 이익도 늘어난다. 또 원화로 환산한 외화 부채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좋아진다. 반면 해운업계는 달러를 회계처리의 기준 통화로 삼는 ‘기능 통화제’를 쓰고 있어 원화 값이 비싸지면 오히려 외화환산 손실이 불어난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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