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CEO 내정자 "CEO에 권한 몰아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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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내년 5월 도이체방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할 예정인 요제프 아커만(53) 투자은행 부문 최고책임자가 '강한 CEO'를 표방하고 나섰다.

모든 이사들에게 동등한 권한을 부여하는 독일식 이사회(Vorstand)와 결별하고 CEO에게 권한을 몰아주는 미국식 이사회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아커만은 이사회를 대체할 수 있는 경영위원회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아커만은 "독일 은행들은 경영진의 책임이 불명확해 외국 은행들에 비해 실적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현재 도이체방크는 9명의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만장일치 방식으로 주요 경영정책을 정하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다. CEO는 단지 이사회의 대변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도이체방크 내 보수주의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은 그러지 않아도 이 은행의 뉴욕.런던 현지법인들이 우수한 실적으로 발언권이 강해지는 데 불만을 품어왔다.

롤프 브로이어 현 회장 겸 CEO와도 관계가 껄끄러워질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브로이어 회장은 부진한 영업 실적으로 조기 사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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