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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5308억 투입 ‘3무 학교’ 만들겠다 VS 매년 4100억 지원 초·중학교 무상급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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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건국대에서 대학생들과 시정에 대한 토론을 한 뒤 남학생과 팔씨름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오 후보는 청년 일자리 확대 등 3대 청년공약을 발표했다.

6.2지방선거 공교육 강화냐, 무상급식 전면 실시냐.

서울시장 선거의 양강인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의 차이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16쪽짜리 선거공약서를 배포할 수 있다. 정책선거(매니페스토)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선관위 관계자는 16일 “백화점식 공약 나열을 막기 위해 선거공약서엔 공약의 우선순위, 재원 조달방안, 이행 기간 등을 적시하도록 돼 있다” 고 말했다.

오·한 후보가 이날 선관위에 제출한 ‘5대 핵심 공약’을 살펴보면 비슷한 내용도 있지만 차이가 나는 것들도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게 무상급식 문제다. 한 후보는 “서울 지역 95만 명의 초·중등학생에게 서울시와 교육청이 반반씩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기 위해선 매년 4100억원(시 1750억원, 교육청 1750억원, 구 6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장충동 동국대에서 열린 ‘불기 2554년 부처님오신날기념 화합한마당’에 참석해 가장행렬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오 후보는 무상급식보다 공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이 없는 ‘3무(無) 학교’를 만드는 데 연간 5308억원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또 무상급식의 경우 전면 실시하기보다는 소득 수준의 하위 30%까지 그 대상을 늘리는 내용의 단계적 확대방안(연간 646억원 필요)을 실시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구축,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패션·디자인 등 서울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겠다며 현직 시장으로서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한 후보는 오 후보의 사업이었던 한강주운 기반 조성 사업, 한강지천 뱃길 사업 등을 “환경을 파괴하는 헛돈 쓰기”라며 정책의 단절성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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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누가 움직이나=오 후보 캠프에선 서울 지역 초선 의원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권영진 의원이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정무통인 김성식·권택기 의원이 선거 기획, 신문기자 출신인 진성호 의원이 홍보 업무를 하고 있다. 조윤선·김동성 의원은 캠프 대변인으로 뛰고 있다. 오 후보의 핵심 측근인 서장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공무원인 만큼 실제 선거운동에는 끼어들지 않고 있다.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지낸 최창식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정책 개발 작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한 후보 캠프에선 이해찬 전 총리가 핵심이다. 이 전 총리는 선거사령탑 역할을 하면서 정무와 정책 파트에 모두 관여하고 있다. 정무 분야에선 황창하 후보 비서실장, 한병도 수행실장 등이 조언을 한다. 임종석 전 의원은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현 당 부대변인이 그를 돕고 있다. 정책 분야에선 건교·행자부 장관 출신인 이용섭 의원, ‘사람 위한 예산 50%’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김수현 전 환경부 차관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글=김정하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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