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Hidden Champions] 전문가가 본 크루셜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크루셜텍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개발 능력과 독자적인 공정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크루셜텍의 경쟁력은 입력 장치인 광학트랙패드(OTP)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이다. 종업원의 35%가 기술개발 인력으로 매년 30여 건의 특허를 신규 출원했다. 또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해 특허팀까지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으론 드물게 기술 진입장벽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크루셜텍이 명실상부한 히든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스마트폰용 OTP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 수요를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 크루셜텍은 지난해 3개 글로벌 업체에 매출의 90% 이상을 의존했다. 크루셜텍의 주력 제품인 OTP가 들어간 휴대전화가 시장에서 히트해야만 매출이 늘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매출처를 다변화해야 하고, 휴대전화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뒤엔 광학 나노기술에 기반한 시장 다각화를 추진해야 한다.

앞으로 OTP 기술이 낡은 것이 되고, 대체 입력 방식이 출현할 때에 대비한 체계적인 기술 개발 로드맵도 준비해야 한다. 편리한 입력 장치에 대한 현대인의 욕구는 끝이 없고 빠르게 변하고 있다. OTP 이후에도 크루셜텍의 혁신적인 기술개발 능력이 유지돼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유도하고, 기술개발의 성과를 개발자와 공유할 수 있는 성과 보상 시스템 등을 마련해야 하겠다.

현금 유동성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제품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들어가는 운전자금이 늘어나고, 매출채권을 현금화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현금 유동성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 크루셜텍은 납품을 하는 곳이 대부분 초우량기업이라 악성 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외부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려면 현금 유동성 관리는 필수다. 거래처와 결제조건 변경 등을 통해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기간을 단축하고, 매출채권을 바로 현금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크루셜텍은 현재 북미와 유럽 등에 애프터서비스를 위해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고, 중국에선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영업을 하고 있다. 해외 거점을 확보하고 운영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지만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영업 차원이 아니더라도 해외에서 정보와 지식을 직접 습득하기 위한 거점이 필요하고, 글로벌 우수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설영환 한국수출입은행 중소기업지원단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