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류현진 끌고, 최진행 밀고 독수리 다시 날갯짓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두산전 8회 초 1사 1루에서 SK 유격수 나주환(오른쪽)이 두산 손시헌의 땅볼 때 1루 주자 민병헌을 포스아웃 시키고 1루로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나주환 뒤의 SK 2루수는 정근우. 이날 문학구장은 사흘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인천=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의 한대화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상대를 귀찮게 하는 팀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데다 두 거포 김태균·이범호마저 일본으로 진출해 전력이 더욱 약해졌지만 결코 호락호락하게 무너지지는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한화가 달라졌다. 5월 초까지만 해도 11연패를 당하며 추락했지만 이제는 탈꼴찌를 넘어 당당히 중위권까지 노려볼 만한 기세다. 에이스 류현진과 새로운 거포들의 활약 덕분이다.

한화는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류현진의 호투와 최진행·정원석의 홈런 두 방 등을 앞세워 6-1로 승리했다. 지난 주중 LG에 시즌 첫 3연전 전승을 거둔 데 이어 지난해 챔피언 KIA에도 이틀 연속 승리를 따내며 주간 성적 5승1패의 상승세를 보였다. 아직 최하위이지만 7위 LG와는 1.5게임 차이고, 5위 롯데와의 승차도 2.5경기에 불과하다.

포문은 이적생 정원석이 열었다. 한화는 0-0이던 2회 말 송광민의 2루타와 정희상의 3루타로 먼저 1점을 뽑은 뒤 정원석이 상대 선발 로페즈에게서 중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지난해 말 두산에서 방출된 정원석은 새 둥지 한화에서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뒤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6회 초 KIA가 한 점을 따라붙자 이번에는 새로운 4번 타자 최진행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최진행은 4-1로 앞선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쐐기 솔로포를 때려냈다. 시즌 9호로 롯데 가르시아(10개)에 이어 홈런 공동 2위다. 2004년 입단 뒤 6년간 무명의 세월을 보낸 최진행은 올 시즌 김태균의 뒤를 잇는 거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운드는 류현진이 든든하게 지켰다. 지난 11일 LG와의 경기에서 무려 17개의 삼진을 잡아내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운 류현진은 이날도 7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만을 내주고 1실점으로 막으며 한 주간 2승을 따냈다. 탈삼진은 3개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7월부터 이어온 KIA전 4연패 사슬을 끊고 시즌 6승(2패)째를 수확했다.

LG는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나선 이형종의 호투로 5연패에서 탈출했다. 시즌 초 항명 사건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한 이형종은 롯데전에서 선발 5이닝을 5피안타·2실점으로 막아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선두 SK는 김재현의 연타석 아치에 힘입어 두산에 역전승했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2만8000명)은 사흘 연속, 서울 잠실(2만7000명)과 대전구장(1만500명)은 각각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을 이뤘다.

신화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