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오르니 금리스왑펀드 돈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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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이달 들어 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면서 채권형 펀드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금리스와프펀드들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금리스왑펀드는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리는 채권을 확정금리인 은행의 양도성 예금증서(CD)와 맞바꿔 금리 변동 위험을 회피하는 상품. 금리가 하락해 채권값이 올라갈 때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요즘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일반 채권형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한일투신운용 신중혁 상무는 "금리가 오를 경우 스와프거래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데다 만기가 긴 채권과 3개월짜리 CD를 맞바꿈으로써 채권 만기를 축소하는 효과도 있다"며 "주식형 펀드가 선물을 통해 주가 하락 위험을 방지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CD란 은행의 정기예금 중 해당 증서의 양도가 가능한 무기명 상품으로 증권사와 종금사를 통해 유통된다.

◇ 금리 급등해도 플러스 수익률 기록=지난 7월 국내 처음으로 금리스와프펀드를 도입해 1조3천억원을 운용하고 있는 한일투신운용은 3개월짜리의 경우 연 6.98~7.72%,6개월짜리는 6.03~8.13%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특히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4%나 급등한 지난 10일 이후 이 펀드는 0.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반 채권형 펀드는 최근 일주일 동안 연율로 따져 최소 4~5%, 최고 10% 이상 펀드 가치가 떨어졌다.

지난 9월부터 2천8백억원 규모의 금리스와프펀드를 판매한 대한투신운용도 '인베스트스와프채권C-1'펀드가 연 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설정된 일반 채권형 펀드에 비해 연 2%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 투신사 앞다퉈 신상품 출시=제일투신운용은 지난달 24일 '빅앤세이프알파스와프채권투자신탁'을 내놓고 1천8백50억원을 유치했다. 이 상품은 보유 채권의 30~80%를 CD로 스왑하는 한편 국고채와 국고채 선물간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를 함께 해 추가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또 지난달 18일 '탐스스와프펀드'를 내놓은 한국투신운용이 한달 만에 1천9백억원을 모았고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도 지난 9월부터 3천2백억원을 유치했다. 이밖에 대한투신운용은 이달 중순 4개의 스와프펀드를 새로 설정했다. 이들 상품은 회사별로 3,6,12개월짜리로 판매되고 있으며 가입 금액에는 제한이 없다. 환매 수수료는 대부분 3개월 미만일 경우 이익금의 70%,6개월 미만 50%,1년 미만 20%를 받는다.

대한투신운용 유희대 채권팀장은 "최근 금리스와프펀드의 수익률이 머니마켓펀드(MMF)에 비해서도 최고 연 1%까지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만기도 3~6개월로 짧아 금리 급등락을 염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알맞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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