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한파 10인 “전작권 재검토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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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 정책연구그룹(New Beginnings Policy Research Study Group)’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동맹의 새로운 출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정책 제안’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주도로 이뤄진 이번 프로젝트에는 마이클 아마코스트 전 국무부 차관,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 에번스 리비어 전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국제정치학 교수,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장,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 그리고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의 신기욱 소장과 대니얼 스나이더 부소장 등 10명이 참여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오바마·이명박 정부 간 한·미 공조가 역대 최고라고 할 만큼 잘 이뤄지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작권 다시 살펴야”=이들은 2012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과 관련, “오바마 행정부는 전작권 전환시기에 논란이 될 수 있는 예기치 않은 군사적 미비점 혹은 안보적 상황 전개 가능성에 유념해야 한다”며 “동맹국의 안보상황 준비를 강력하게 지지하면서 전작권 관련, 한·미 간 합의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작권과 관련한 한국 국민의 의견과 군사전문가·퇴역 장성들의 견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전작권 전환에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일단 한국군의 군사능력을 보완하는 데 주력하고, 이도 부족할 때에는 전환 시기를 늦추는 문제를 검토해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이어 “연기가 필요할 경우에는 구체적인 연기시기를 못 박아 재차 시행 시기가 늦춰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FTA 즉각 의회 통과해야”=이들 전문가는 “오바마 정부가 출범 2년째에도 한·미 FTA의 의회 비준 동의에 실패하고 있는 상황은 한국은 물론 동북아 지역 내 미국의 신뢰도와 영향력을 손상시킬 것”이라며 즉각적인 비준 동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이 미국보다 유럽연합(EU)과 먼저 FTA를 시행할 경우 미국은 38만3400개의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한·미 FTA 비준 지연은 미국 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한·미 FTA의 핵심 쟁점인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와 관련, “오바마 행정부가 2만 명의 새 일자리를 창출한 조지아주 기아 자동차 공장이 올해 문을 연 것과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압박 계속해야”=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미국이 국제적 압박수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북한 내 인권상황을 부각시키고 증가하는 탈북자들에 대해 인도적 접근을 하도록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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