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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파장 컸지만 이제 오해 풀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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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5일 오전 청와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최의 '사랑의 열매' 전달식이 끝난 뒤 노무현 대통령이 불쑥 농담을 던졌다. "옛날에는 대통령이 이런 행사에 참여하면 파급효과가 컸는데, 요즘엔 '대통령 거품'이 빠졌는지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래도 대통령이 참석해야 발전을 한다"고 했다.

그보다 15분 전. 노 대통령과 김 장관은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별도의 면담시간을 가졌다. 국민연금 운용과 관련한 김 장관의 발언 때문에 생긴 자리였다.

노 대통령은 처음엔 "굉장히 화가 났었다"고 했지만 마지막엔 웃었다고 김 장관은 전했다. 청와대 행사를 마친 직후 국회에서 열린 '백봉 신사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 장관은 노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해외순방 중에 결과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는 "문제 제기 방식(복지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 발표)에 대한 대통령의 지적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며 "정책적 문제 제기인데 파장이 너무 커졌지만 이제 오해가 풀렸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더 이상 거론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정치부 기자들이 뽑은 '신사 정치인'에게 주어지는 이 상을 네번째 받는 김 장관은 수상 소감을 통해서도 "수양이 부족해 하고 싶은 얘기를 하다 물의를 일으켰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시집 오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이란 말이 있다. 앞으로 속이 타서 숯처럼 되더라도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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