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하늘이 도울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월드컵 조 추첨식은 본격적인 월드컵 본선 카운트다운을 의미한다. 예선에서 어떤 나라들이 한 조에 포함되는지, 어떤 나라가 한국에서 예선을 치르는지, 누가 프랑스와 개막전을 갖는지 등이 조 추첨식에서 드러난다.

본선에 오른 32개국은 조 추첨이 끝난 직후부터 전략을 짜고, 상대팀 분석에 들어가게 된다. 조 추첨은 32개 본선 진출국을 4개 그룹으로 분류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우선 출전 국가의 성적에 따라 시드 배정국을 정한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국제축구연맹(FIFA)랭킹(10월17일)과 역대 월드컵 본선 성적을 반영해 전대회 우승팀 프랑스와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톱시드 배정 5개국을 결정한다.

역대 월드컵 성적은 FIFA가 최근 몇개 대회를 포함시킬지 결정한다. 이번에는 오는 27일 부산에서 열리는 FIFA와 한.일 월드컵 조직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정한다.

톱시드 후보로는 브라질(FIFA 랭킹2위)과 아르헨티나(3위), 이탈리아(4위)와 독일(14위)이 유력하며 스페인(6위).잉글랜드(9위)가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2~4그룹은 지역에 따라 나눈다. 유럽은 같은 조에 두팀까지 들어갈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유럽에서 15개국이 출전하므로 7개조에 두팀씩, 나머지 1개조에 한 팀이 들어간다. 유럽을 제외한 다른 대륙은 각 조에 한 팀씩만 포함된다.

즉 한국 조에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는 들어갈 수 없다. 이렇게 해서 톱시드에서 한 팀을 뽑고 다음 각 그룹에서 한 팀씩을 선정, 4개팀으로 한 조를 만든다. 이때 추첨에서 만일 유럽팀이 한조에 3개 팀이 포함된다면 다시 추첨한다.

*** 유럽국 같은 조에 두팀까지

가능한 안을 그려보면 유럽팀은 톱시드를 제외한 11개 팀 가운데 8개 팀이 2그룹에 배치되고, 나머지 3개 팀이 아프리카 5개 팀과 함께 3그룹에 포함된다. 마지막 4그룹에는 아시아.북중미 그리고 남미 국가를 배치할 수 있다.

2002 월드컵이 공동 개최라는 점을 감안, 한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경기에도 지역을 고려해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중 한팀은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A~D조에 넣고 다른 한팀은 일본에서 뛰는 E~H조 가운데 배치하는 것이다. 또 유럽의 톱시드 배정국 4개국도 한국과 일본에 두 나라씩 배분하는 것이다.

이같은 예상을 토대로 한국 대표팀의 이상적인 조 편성을 그려보면 일단 한국은 톱시드를 받게 돼 최강팀과의 대결은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팀은 아시아권 2개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없기 때문에 어떻게 조를 편성하든 16강의 '제물'로 삼을 만한 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한국이 유난히 약한 유럽팀이 한국이 속한 D조에 한 팀만 배정된다면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이렇게 될 확률은 8분의1이다.

또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이 "본선 진출국 가운데 그나마 해볼 만한 팀"이라고 꼽은 북중미 3개국(코스타리카.멕시코.미국)가운데 한 팀이 D조에 들어오면 최상이라고 볼 수 있다.

*** 북중미 중 한팀오면 최상

대회 때마다 1~2개씩 출현하는 '죽음의 조'는 이번 대회의 경우 개최국 시드에 밀려 아깝게 톱시드를 놓친 유럽의 강호 2개 국가가 배정되는 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시드국인 프랑스나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에 스페인이나 잉글랜드가 들어가고 여기에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가 포함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프랑스월드컵 때는 스페인과 나이지리아.파라과이.불가리아가 속한 D조에서 스페인이 희생된 바 있다.

전진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