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CEO, 미국 와나코그룹 린다 와츠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브래지어로 유명한 미국 와나코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린다 와크너(55.사진)가 회사에서 쫓겨났다.

지난 16일 열린 긴급 이사회가 내린 결정이었다. 지난 6월 회사가 파산신청을 하는 등 그녀가 경영을 잘못한 책임이 크다는 게 이유다. 와나코는 또 분식결산을 한 혐의로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

1986년 와나코를 인수하면서 경영인으로 부상한 와크너는 이후 캘빈 클라인(청바지.속옷).랄프로렌(스포츠웨어).스피도(수영복).워너(란제리)등을 잇따라 사들여 회사를 종합 의류업체로 키웠다. 연 매출이 4억3천만달러에서 한때 22억5천만달러까지 늘어났다. 그녀는 여자로는 처음으로 경영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5백대 기업 CEO에 올랐으며, 92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경영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와크너는 독선적인 경영으로 직원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으며, 이 때문에 직원들의 이직이 줄을 이었다. 특히 디자이너인 캘빈 클라인과 벌인 송사는 회사 이미지와 매출에 치명타를 줬다.

와나코의 주가는 98년 최고치인 44달러를 기록한 뒤 곤두박질쳤다. 현재는 상장이 폐지돼 장외시장에서 13센트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그녀는 해임이 결정되자 "새 회사를 세워 재기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