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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대전] 빈 라덴 '독안에 든 쥐'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가 임박한 것인가.

빈 라덴에 대한 포위망이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그의 체포는 시간문제라는 성급한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18일자 영국 신문들은 미국과 영국의 특수부대들이 칸다하르 남동부의 산악지방에서 수색작업에 큰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포위망의 범위를 80㎢로 좁혔다"고 보도했고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수시간 거리에 접근한 상태"라고 전했다. 두 신문의 보도대로라면 빈 라덴은 이미 '독 안에 든 쥐'나 다름없는 상태다.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도 "이제 빈 라덴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제한돼 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미국과 영국의 수색작전이 급진전한 것은 탈레반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카불에서 퇴각한 탈레반이 남기고 간 서류를 통해 빈 라덴의 은신처에 관한 고급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주 특수부대 요원들을 탈레반이 달아난 지역에 헬기로 추가 투입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미국 특수부대원 3백여명이 아프가니스탄 영토 내에 들어가 있으며 이 가운데 1백여명이 칸다하르 주변 지역에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숫자의 영국 공수특전단(SAS) 요원들도 현지에서 활동 중이다.

파키스탄으로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말에 따르면 특수부대원들은 말이나 특수제작된 소형 자동차를 타고 파슈툰족의 안내를 받으며 칸다하르 주변 산악지역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 또 다른 요원들은 탈레반 패잔병과 현지인을 상대로 빈 라덴의 은신처를 탐문하고 있다.

이처럼 특수부대의 활동이 자유롭게 되고 활동공간도 넓어지면서 수색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남아 있다. 미군 관계자는 "빈 라덴이 지하 동굴 한 곳에 숨어 있는지, 아니면 은신처를 옮겨 다니는지도 아직 정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빈 라덴이 변장을 하고 포위망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2천5백만달러라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빈 라덴의 은신처에 관한 갖가지 소문과 엉터리 정보가 많은 것도 오히려 현지에선 수색작업에 방해요인이 되고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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