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옛 '가축위생시험소' 부지 벤처타운 건립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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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안양 도심에 위치한 옛 ‘경기도 가축위생시험소’부지 활용문제를 놓고 경기도와 안양 ·군포 ·의왕지역 시민단체 등이 2년여째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곳 일부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벤처타운 등을 건립할 계획인 반면 안양권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안양 도심에 마지막 남은 녹지이기 때문에 부지전체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전체 부지 4천1백45평의 가축위생시험소는 1998년 시험소가 수원으로 이전한 뒤 현재까지 비워둔 채 방치되고 있으며 이 땅 주변은 안양지역 최대 상업 ·주거 중심권이다.이곳은 30∼50년된 아름드리 나무들로 숲을 이루고 있다.

◇경기도 입장=경기도는 당초 이곳 모두를 벤처타운으로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주민 등의 반발이 계속되자 우선 8백14평만 벤처타운으로 개발키로 했다.

도는 8백14평에 안양과학대와 공동으로 2백35억원을 들여 연면적 6천4백83평,지상 12층 ·지하 4층 규모의 경기벤처안양과학대학센터를 2003년 8월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또 나머지 토지(3천3백여평)가운데 1천5백여평을 안양시가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남는 부지 1천8백여평은 현재대로 남겨놓기로 하고 추후 개발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주민 요구=안양 ·군포 ·의왕 지역 27개 시민 ·사회단체는 최근 ‘만안 도심공원조성 범시민기구’를 발족,모든 토지를 공원화시키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지난 12일부터 가축위생시험소 정문 등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경기도가 1천8백여평에 대해 개발을 유보한 것은 결국 벤처타운으로 개발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안양지역시민연대 최병렬(44)공동대표는 “가축위생시험소 부지는 경관이 뛰어나 안양권 주민들이 즐겨찾는 휴식처”라며 “이곳마저 파헤친다면 안양의 유일한 도심녹지공간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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