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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증시 한발 늦은 개인들…각 업종 '넘버2' 노려볼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이제라도 뛰는 말을 잡아야 할까, 아니면 걷는 말에 올라 뛰길 기다려야 할까.'

요즘 한발 늦게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하는 고민이다.

금융.반도체.통신주 등 이미 크게 오른 종목을 사자니 상투를 잡을 것 같아 불안하고, 그렇다고 못 오른 종목을 사자니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투자자들에게 그동안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간 가격대의 우량주를 권한다. 옐로칩이라 불리는 이들 종목은 각 업종의 2위권 종목들로, 실적이 괜찮으면서도 1위권 블루칩 종목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국민은행 등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블루칩의 외국인지분율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만큼 이들 종목은 당분간 숨고르기가 필요해 보인다"며 "각 업종의 2등주.주변주들이 대안으로 떠올라 주가 갭(격차)메우기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 모처럼 웃은 옐로칩=12일 주식시장에선 옐로칩 종목들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블루칩과 금융주 등도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에서 옐로칩이 단연 앞섰다.

대표적인 옐로칩인 LG전자의 경우 이날 8.3%(1천2백원) 오른 1만5천7백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같은 업종의 블루칩인 삼성전자는 0.8%(1천5백원) 상승하는 데 그친 20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다른 옐로칩으로 SK가 4.5%(5백50원) 오른 1만2천7백50원을 기록했고, 삼성전기.LG화학 등도 각각 5.2%와 3.6% 상승했다.

교보증권 김승익 투자정보팀장은 "유동성장세든 실적장세든 가릴 것 없이 블루칩이 1차 상승을 주도하고 나면 옐로칩이 바통을 이어 뒤따른 게 한국 증시의 경험이었다"며 "주식 매수에 뒤늦게 가세한 국내 투자자들은 물론 블루칩을 사들일 만큼 산 외국인도 호흡조절을 위해 옐로칩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 투자유망 옐로칩은=SK증권은 일단 올해 같은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아진 종목들을 고른 뒤 그중에서 주가상승이 상대적으로 더뎠던 종목들을 찾는 방법을 권했다.

대한투신운용 김재호 투자전략팀장은 "기관투자가들도 주식을 다시 사들일 상황에 대비해 가격 부담이 작은 옐로칩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LG전자.LG화학.SK 등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광기.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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