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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공습 한달 각국 신문 반응] 요르단 타임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비극적인 9.11테러 이후 미국인들은 "왜 이슬람교도들이 우리를 미워하고 테러를 저지르느냐"는 질문을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행정부는 이슬람교도들이 '미국의 가치'인 민주주의와 자유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보다 더 진실에서 먼 주장은 없다. 대부분의 이슬람교도들은 자결권을 존중하고 다원주의와 자유를 숭상한다. 이슬람교도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슬람 문명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이슬람 정권의 금전적 결탁이 이슬람권 전체의 자유.민주화에 가장 큰 걸림돌임을 깨달았다.

미국은 이슬람 국가들을 지배하려면 국민들의 여론보다는 한줌 지배계층과 결탁하는 게 유리하다는 점을 알고 이를 실행해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이 집권한 이래 미국은 탈레반의 인권.여성정책을 맹비난해왔다. 그러나 이 점에서 탈레반과 차이가 없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이슬람교도들이 미국을 미워하는 이유는 민주주의.자유를 증오하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이슬람권의 통일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미국이 지원하는 권위주의 정권들 때문에 이슬람 세계에서 이견을 표출할 언로는 점점 없어지고 온건하던 이슬람 재야세력은 급진적으로 변했다. 그렇다고 해서 5천명의 무고한 미국인을 살상한 9.11테러를 옹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이슬람교도의 오랜 슬픔을 생각해보면 왜 이런 테러가 일어났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끝 없는 억압이 사람들에게서 인간성을 앗아가고 급기야 비인간적 행위를 저지르게 만든 것이다.

정리=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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