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믿기 힘들고, 중국 물가 오르고 … 아시아 증시, 하루 만에 하락세 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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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39포인트(0.44%) 내린 1670.24가 됐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51.19포인트(1.89%) 떨어진 2698.76을 기록했다. 상하이지수는 연중 최저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14%, 대만 가권지수는 0.73% 하락했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유로화는 10일 1.288달러에서 11일에는 1.271달러까지 하락했다. EU가 “유로화를 지키겠다”고 했는데도 약발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삼성증권 채수호 연구위원은 “유로화 가치가 내린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으며,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금융시장이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무디스는 10일(현지시간)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한 달 안에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물가가 치솟은 것도 악재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4월 소비자 물가가 1년 새 2.8% 올랐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세 차례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서 어떻게든 잡으려던 부동산 가격이 12.8%나 상승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다음 달 중국의 물가 상승률은 중국 정부의 물가 조정 목표인 3%를 웃돌 것”이라며 “중국이 보다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국이 금리를 인상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급준비율을 더 올리기는 힘든 상황이어서 금리 인상 말고는 꺼낼 카드가 없다는 게 인상론자들의 논리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유럽발 불안심리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던지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유럽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된 뒤로 미룰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수호 연구위원은 “중국보다는 유럽쪽 상황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 같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안정기금 조성을 각국이 승인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당분간 유럽 재정위기가 각국 증시를 괴롭히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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