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디자인등 특성화 고교 '성공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특정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된 특성화 고등학교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산자동차고 ·동래원예고 ·부산디자인고 등 부산지역 특성화 고들은 우수학생을 유치해 한 학생이 2∼3개 자격증을 딸 정도로 특성화 교육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

취업률 1백%를 기록한 학교도 나오고 있다.전공을 더 가다듬기 위한 대학 진학률도 높다.

부산엔 부산디자인고 ·부산자동차고 ·동래원예고 ·알로이시오전자기계고 ·부산산업과학고 ·부산컴퓨터과학고 ·부산영상고 ·한국테크노과학고 등 8개의 특성화 고가 있다.

◇특성화 성공적=1999년 특성화 고로 출발한 부산자동차고는 취업률 1백%를 자랑한다.이 학교 내년 졸업예정자 2백25명 전원이 르노삼성자동차 등 자동차 관련 업체에 취업이 확정됐다.

이 학교는 지난 9월 열린 부산모터쇼에는 별도의 부스를 만들어 자체 제품을 전시,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1999년 특성화 고로 개편한 동래원예고 재학생들의 기능사 자격증 취득률은 현재 1백31%.특성화 이전인 98년의 8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 학교 학생들은 조경 ·화훼재배 ·농산식품 가공 ·조리 ·제과 ·제빵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학생들이 보통 2∼3개씩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대학진학률도 높다.동래원예고는 내년 졸업예정 2백63 명 중 4년제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은 4명,2년제 대학에 입학이 확정된 학생은 60명이다.

부산디자인고는 올 2월 졸업생 중 92%가 대학에 진학했다.우수학생 유치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래원예고는 지난 2일 교육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특성화 고 3년 운영결과 보고회에서 중학교 내신성적 40∼50% 수준의 학생들이 지원하고 지원율은 매년 4∼5대 1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도탈락률도 낮아 교육청이 밝힌 특성화 고의 중도탈락률은 2 ·5%로 실업계 고등학교의 탈락률 5%의 절반 수준이다.

◇특성화 고 계속 늘어=해운대관광고·부산정보관광고·대진정보통신고 등 3개 특성화 고가 내년에 설립된다.

관광분야 특성학교인 해운대관광고는 4개 과 36 학급 규모.호텔 특성화 학교인 부산산정보관광고는 3개 과 30 학급,정보통신 시스템을 특성화 한 대진정보통신고는 4개 과 36 학급으로 문을 연다.

교육청은 2003년 이후 물류 및 금융,소프트웨어,가정 ·가사,섬유 ·환경,대중예술,생활디자인 관련 특성화 고를 연차적으로 개편 ·설립할 계획이다.

문정오(文定五)시교육청 과학정보기술과장은 “부산지역의 산업발전 분석에 따라 전문인력 수급에 부응하기 위해 특성화 고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완점=부산디자인고의 지난 2월 졸업생의 취업률은 3% 수준이다.나머지는 모두 대학에 진학했다.이에 대해 교육 관계자들은 부산지역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하기위해서는 취업률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안연균(安連均)장학사는 “학력 인플레시대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학진학을 많이 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취업을 유도해 전문기능인을 배출하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성화 고가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산 ·학 ·관 연계체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특성화 고에 대한 재정지원 ·현장실습장 제공 등 지원과 함께 졸업생 특채기회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성화 고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부산시가 지원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다”고 밝혔다.

글=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