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모터쇼 경제적 파급효과 2500억원 추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지난달 29일부터 9일까지 열린 ‘2010 부산 모터쇼’에 100만 9727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송봉근 기자]

열 차단 필름을 생산하는 케라믹 필름㈜는 10일 샘플을 태국 자동차 부품업체 W사에 보냈다. W사가 2010 부산 국제모터쇼 기간에 케라믹 필름의 부스를 찾아와 상담하면서 동남아 시장 독점 판매권을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케라믹 필름은 W사와 100만 달러어치의 필름 수출을 추진중이다.

자동차가 굴곡이 심한 도로를 달릴 때 충격을 완화해주는 완충기를 생산하는 ㈜TTC도 행사기간에 미얀마 자동차 부품업체 럭키맨과 연간 200만 달러를 수출하기로 가계약했다.

9일 막을 내린 부산 국제모터쇼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판로 개척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개막일인 지난달 29일부터 11일 동안 68개국 395개사 629명의 바이어가 찾아와 9억6600만 달러의 상담을 기록했다. 올해 관람객은 102만4890명으로 2003년 이후 4번째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관람객 분포는 부산 거주자와 타지역 거주자가 절반씩 차지해 전국행사로 발돋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테크노파크가 올해 관람객을 거주지별로 분석한 결과 부산 52.8%, 서울 4.4%, 인천·경기 4.7%, 충청·강원 1.5%, 전라·제주 2.3%, 울산·경남 25.1%, 대구·경북 9.2%로 나타났다. 모터쇼 기간 실시한 경품차량 11대 중 다른 지역 관람객이 4명이나 당첨됐다.

부산시는 이번 모터쇼가 25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마다 수십억원의 행사비를 지출하고 국내외 관람객들이 행사장 주변 백화점을 찾아 지출한 금액,관광비용 등을 포함한 것이다.

이번 모터쇼 기간에는 국내 모든 완성차 업체와 영국 로터스, 일본 스바루 등 154개 업체가 면적 4만4691㎡에 1800여 개 부스를 설치했었다.

현대자동차 아반테 MD, 기아의 K5, 르노삼성의 뉴 SM3 2.0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공개했다. 전기,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 자동차 22대와 컨셉트카 11대, CUV차량 13대 등 다양한 차들도 선보였다. 부산모터쇼는 이러한 외형적인 성과와 함께 많은 과제도 남겼다.

세계에서 드물게 자치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다 보니 볼거리 위주의 축제형태로 진행돼 수입차 업체들이 2곳만 참가하는 등 외면했다. 일반인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행사기간을 길게 잡아 경비 지출이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체들이 참가를 꺼린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벡스코 김수익 사장은 “벨기에 브뤼셀모터쇼는 작은 규모지만 현장에서 출품 자동차를 할인 판매하는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며 “부산모터쇼도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