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계속" 미국 수뇌부 종전론 일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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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수뇌부는 29일 아랍권과 일부 서방국가에서 제기되는 종전(終戰)론을 일축하며 '전쟁 계속'을 선언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본질적으로 장기전임을 재천명하고 이슬람권이 신성시하는 라마단(금식월.11월 16일 시작) 기간 중에도 공습을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전쟁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인 여론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장기전 재천명=부시 대통령은 최근 신설된 조국안보회의의 첫 회의를 이날 주재하면서 "미국인이 공습에 인내심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쟁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국인은 세계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잘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일부 의회인사들이 주장하는 대규모 지상군 투입에 대해서는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상군 대신)공습으로 북부동맹 반군을 지원한다는 전략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습이 4주째로 접어들었지만 전과가 별로 없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전황 브리핑에서 "수뇌부급은 아니지만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탈레반군의 중간지도자들 다수가 공습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라마단에는 미국이 공습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알 카에다와 탈레반이 라마단 때 휴일을 즐길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 회의적 여론 확산=뉴욕 타임스.CBS가 최근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1천24명 대상) 결과 '미국이 전쟁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25%로 이달 초의 36%보다 크게 떨어졌다. '정부가 빈 라덴을 체포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응답도 이달 초보다 10%포인트 하락한 28%에 그쳤다.

응답자 중 53%는 정부가 탄저균 사태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탄저균 테러범을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부시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87%로 이달 초(90%)보다 조금 떨어졌다.

워싱턴=김진 특파원,서울=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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