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수 저승사자, 롯데 3·4·5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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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프로야구 롯데의 중심 타선이 무서운 파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팀 내 3~5번 타자인 홍성흔과 이대호·카림 가르시아가 8개 구단 최강의 클린업트리오를 이루고 있다. 롯데는 5월 들어 이들 세 타자의 맹타로 상승세를 타며 5위로 올라섰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최근 “타격 각 부문 3위 안에 롯데 선수 이름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혀를 내둘렀다. 9일 현재 타율 부문에선 이대호(0.366)와 홍성흔(0.350)이 박한이(삼성·0.375)에 이어 2·3위에 올라 있다. 홈런은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9개로 공동 1위, 타점에선 홍성흔(43점)이 1위, 이대호와 가르시아는 공동 3위(34점)다. 최다안타는 이대호와 홍성흔이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공격 주요 부문이 모두 롯데 클린업트리오의 독무대다.

이들 세 명이 합작한 홈런은 모두 25개. LG(20개)와 KIA(21개)의 팀 홈런 수보다 많다. 덕분에 롯데는 39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세 선수는 각각 한 차례 이상 타격 타이틀을 땄던 강타자들이다. 그러나 올해는 셋 모두 변화가 눈에 띈다. 이대호는 희생정신이 돋보인다. 허리가 좋지 않지만 수비 부담이 많은 3루수로 묵묵히 출전하고 있다. 팀에 부상 선수가 속출하자 머리카락을 짧게 깎으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18홈런(2002년)이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인 홍성흔은 올해 거포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선구안이 늘 문제였던 가르시아는 올해는 타석에서 더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의 경쟁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홍성흔은 9일 “이대호 같은 좋은 타자가 뒤에 있어 투수들이 치기 좋은 공을 준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4번 타자가 3번 타자에게 질 수 없다. 성흔이 형이 앞서면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갈 것”이라고 응수했다.

부산=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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