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대전 미 탄저병 공포] 워싱턴 우편실 4천곳 탄저균 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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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 보건당국은 27일 우편물 배달을 통한 탄저균 테러가 입법.사법.행정 등의 주요 기관으로 확산하자 워싱턴 지역의 공공기관과 대형 건물 우편 집배실 4천여곳을 대상으로 탄저균 검사를 일제히 실시토록 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모든 재외공관에 "특별한 지시가 있을 때까지 본부 발송우편물을 개봉하지 말고 안전장소에 보관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국방부에는 이날 생물학무기 통합감지시스템(BIDS)을 장착한 특수차량이 배치돼 테러에 대비한 탐지작업에 들어갔다.

티모시 테일러 국방부 대변인은 "테러 징후가 있어서가 아니라 예방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대규모 우편물 집배실에서 근무하는 종사자 전원에게 탄저균 감염검사를 받도록 권고했다.

미 질병통제센터(CDC)의 패트릭 미핸 박사는 "최소한 수천명의 우편업무 종사자들에게 예방차원에서 탄저균 퇴치에 쓰는 항생제 시프로를 투약토록 했다"고 밝혔다.

뉴욕 우정공사 노조는 탄저균 공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뉴욕시의 모든 중앙집배소를 폐쇄하고 직원들을 피신시킬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곧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스미스 노조위원장은 "탄저균이 발견된 우체국에 동료를 출근시킬 수는 없다"며 "위험이 없어질 때까지 관련시설에서 근무하는 것을 막는 소송을 공사측을 상대로 낼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도 27일 외국계 은행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배달된 편지를 통해 탄저병에 걸린 것으로 첫 확인됐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도 이란 대사관을 수신지로 하는 수상한 편지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뉴욕.워싱턴.파리=신중돈.김진.이훈범 특파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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