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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 공포지수 9·11 이후 최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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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호 01면

돼지들(PIIGS)의 습격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공포 지수가 치솟고 금으로 돈이 몰렸다. 돼지는 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 그리스·스페인 등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 국가들을 일컫는 말이다.

7일 하루 35% 올라 … 루비니 “미·일까지 번질 수도”

7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39.89포인트(1.33%) 내린 1만380.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7.27포인트(1.53%), 나스닥지수도 54포인트(2.33%) 하락했다. 미국의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도 도움이 못 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9만 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4년래 가장 큰 폭의 증가세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19만~20만 개)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시장은 유럽발 위기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다우지수는 한 주 동안 5.7% 내렸고 S&P500지수는 6.4%, 나스닥은 8% 급락했다. 월가의 금융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았던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한 주였다. 앞서 7일 영국(-2.62%), 독일(-3.27%), 프랑스(-4.6%) 등 유럽 증시도 급락 마감했다.

그간 그리스 지원에 소극적이던 독일이 224억 유로 지원안을 상·하원에서 통과시켰지만 소용없었다. 시장은 되레 이를 문제의 끝이 아닌 시작으로 봤다. 재정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번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더 커진 것이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 사태가 미국과 일본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증시의 공포지수도 일제히 치솟았다. 주식 투자자의 공포심리를 나타내는 미국의 변동성(VIX)지수는 7일 25% 가까이 올랐다. 일주일 새 88% 상승이다. 유럽판 공포지수인 V스톡스(V Stoxx)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35% 올라 49.6으로 마감했다. 9·11 테러(2001년 9월) 이후 가장 높다.

공포가 닥치자 금값이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물 금선물가격은 1210.4달러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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