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붐은 '거품' 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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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전성기를 맞고 있는 한국영화 산업이 사실은 '거품'이기 때문에 곧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한섭 서울예대 교수는 27일 열린 '한국영화 산업의 환경과 일본에서의 위상'이라는 주제의 국제세미나에서 "정부 주도의 영화산업 진흥책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계기가 되기보다 다른 나라에 견주어 비교우위를 지닌 영화장르를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 증거로 올 상반기 기준으로 한국 영화의 평균 총제작비는 1995년에 비해 3백30%나 늘었으나 관객은 1백66% 증가하는데 그쳐 평균 수익률이 -29.3%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단계 한국영화산업은 호황이 아니라 쏟아붓기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 강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영화산업의 약진은 한두 편 초대작 영화의 예외적인 빅히트에 힙입은 반짝경기일 뿐 안정적인 지속성이 약하고, 극장과 인터넷 등 인프라에 대한 과잉 투자와 제작비 규모의 지나친 확대로 모처럼 잡은 산업 도약의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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