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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 BOOK] 누군가 내 생각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 본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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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뇌 속의 인간, 인간 속의 뇌
홍성욱·장대익 엮음
신경인문학연구회 옮김
바다출판사, 448쪽, 1만9800원

흔히 사이코패스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에게 나타나는 감정 기능의 저하나 장애는 편도체와 전전두엽 장애”라는 설명을 내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연쇄살인을 저지른 사이코패스를 계속 미워해도 되는 걸까, 아니면 일종의 ‘뇌 장애자’인 범죄자를 동정해야 할까.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뇌활동으로 설명하는 ‘뇌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로 인해 파생된 윤리적·법적·사회적 쟁점을 연구하는 학문을 ‘신경윤리학(neuroethics)’이라 부르는데, 이 책은 신경과학 분야의 인문학적 고민이 담긴 국내외 학자 12편의 논문을 담았다.

책에서 접근한 신경윤리학의 주제는 크게는 3가지다. 첫째는 양전자 단층 촬영 등 첨단 뇌 영상 기술과 관련된 ‘뇌 프라이버시’ 문제. 뇌 영상을 이용해 거짓말을 가려내는 것은 물론 특정 상품에 대한 선호까지 알아내는 기술이 법정이나 마케팅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면서 다양한 논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약물로 뇌의 기능을 강화해 생겨나는 결과들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이를테면 기억력이나 집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약물 오남용도 하나의 윤리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사이코패스’의 사례처럼 책임과 비난의 문제다. 마사 J. 파라 미 펜실바니아대 인지신경과학센터 소장, 철학과 신경과학 두 분야에서 모두 박사학위를 받은 아디나 L. 로스키스 미 다트머스대 교수 등 뇌 과학과 인문학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연구자들의 성과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 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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