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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택시'는 달리고 싶다…이용자 수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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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가꿔진 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걷다보면 강가에 사진과 같은 다소 낯선 구조물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수상택시 승강장이다. 그러나 길게 줄지어 늘어서 있는 육지의 택시 승강장 모습과는 달리 수상택시 승강장은 한적하기만 하다. 한강 수상택시 운영실태를 알아봤다.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10월 11일부터 한강 수상택시(정식 명칭 수상관광콜택시)를 운영해오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된 (주)즐거운서울은 수상콜택시 10척으로 여의도 잠실 등 한강변에 잠실, 서울숲, 잠원, 반포, 서빙고, 63빌딩앞, 여의나루역, 선유도, 난지, 방화 등 총 18개의 승강장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수상관광콜택시 시행을 앞둔 지난 2006년 '한강 수상이용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수상교통을 도입하면 관광과 통근 이용자를 합쳐 하루 평균 1만9500명이 수상택시를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당시 사업자는 서울시 보고서 예측의 5%인 하루 970명의 이용자를 예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울시가 국토해양위원회 박상은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수상택시 월별 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0월부터 2009년 8월말까지 수상택시의 하루 평균 이용인원은 119명에 불과했다. 특히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하루 37명에 불과했다.

수상택시는 현재 출퇴근과 관광, 두가지 목적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취재결과 출퇴근용으로는 시간을 크게 줄여주지 못하고 있어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관광용도 이용자들은 요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즐거운서울은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오전 7시~8시30분, 오후 6시30분터~10시까지 10분~15분 간격으로 수상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아침시간에는 잠실에서 뚝섬을 경유해 여의도까지, 저녁시간에는 여의도에서 잠실 또는 뚝섬, 두 개의 코스로 나눠 운행한다.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15~20분 정도다. 요금은 편도로 5천원. 결제는 T-money나 일부 신용카드로도 가능하다. 또 수상택시 안에 비치돼 있는 신청서를 작성하면 월 8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아내의 추천으로 출근시간에 수상택시를 이용한 적이 있다는 직장인 A씨는 “수상택시가 한강위를 달릴 때는 육지의 버스나 택시보다 확실히 빠르지만 선착장부터 직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과 환승서비스가 되지 않아 결국 다시 자가용을 이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코스를 정할 수 있는 관광용은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주로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이용한다. 예약을 하면 30분 이내 승강장으로 수상택시가 온다.
하지만 1Km당 2900원 하는 이용요금이 인당이 아니라 1대 당으로 부과된다. 1대에 최고 10명까지 탈수 있다. 따라서 한꺼번에 여러명이 이용하지 않으면 요금이 부담될 수 있다.

주부 B씨는 “친구들과 함께 한강위를 달리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지만 사람수와 관계없이 수상택시 1대의 값을 지불하게 돼 있어 가격부담이 좀 됐다.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이 와야겠다"고 말했다.

(주)즐거운서울은 겨울에는 수상택시를 타고 가면서 먹이를 던져주면 괭이갈매기가 따라오는 '괭이갈매기 관찰 코스'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가격인하와 함께 환승교통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즐거운서울은 매년 1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3년 동안 인상하지 않은 수상택시요금 인상을 검토중이다. 가뜩이나 이용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요금인상은 이용자를 더욱 줄어들게 만들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명지대 이하연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의 산학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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