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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제작비 100억 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올들어 '친구''엽기적인 그녀''조폭 마누라'로 이어지며 한국 영화가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편당 제작비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마침내 1백억원대의 한국영화가 탄생한다.

내년 2월 개봉 목표로 막바지 촬영 중인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그것. 지금까지 85억원 정도가 들어갔으며 영화 완성 후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총 제작비가 1백10억~1백2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금액은 할리우드의 중간급 규모 영화의 제작비와 맞먹는다.

이동전화 CF 'TTL 소녀' 로 유명한 임은경씨가 주연인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현실과 사이버 공간을 넘나드는 SF 액션영화. 컴퓨터 게임을 소재로 한 만큼 디지털 작업과 특수효과 때문에 보통 영화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영화는 지난 8월 개봉한 '무사'로 마케팅비(22억원)를 포함해 총 78억원이었다. 지난해 대히트했던 '공동경비구역 JSA'가 45억원(마케팅비 15억원)이었으나 1년6개월 사이에 대작 영화의 제작비가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성냥팔이…'가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비디오 판권과 방송 판권 등을 제외하더라도 전국에서 3백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야 한다. 역대 최고 흥행작인 '친구'는 전국에서 8백20만명을 기록했다. 투자사인 튜브엔터테인먼트의 김승범(金昇範)대표는 "작품 완성도를 높여 외국 시장을 적극 노리겠다"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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