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첫 보건복지부 ‘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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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보건복지부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국장급)에 처음으로 의사 출신이 임명됐다. 복지부는 4일 질병관리본부 전병율(50·사진) 전염병대응센터장을 대변인으로 발령했다. 그동안 대변인 자리는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들의 몫이었다.

전 국장은 연세대 의대(예방의학 전문의)를 졸업하고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은 의사 출신 공무원이다. 1989년 보험제도과 사무관에 특채된 뒤 전국민 건강보험 달성에 기여했다. 의사 출신 공무원들은 주로 복지부에서 전염병 관리나 보건의료정책 분야에 종사해 왔다. 전 국장은 의사 출신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걸어왔다. 건강보험 관리·평가·급여 과장, 세계보건기구(WHO) 파견 공무원 등을 거쳤다. 2000년 보험급여과장 때 의약분업 시행을 뒷받침했다.

전 국장은 지난해 신종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창궐할 때 질병관리본부 이종구 본부장과 함께 바이러스 퇴치에 기여했다. 몇 달 간 휴일도 없이 하루에 두세 시간 잠을 자는 생활을 계속하다 일주일 가량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당시 전화 질문에 시달렸지만 화를 내는 법이 거의 없었다. 당시 약 1년간 각종 매체의 토론과 브리핑을 도맡아 사실상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며 일찌감치 복지부 대변인을 예약했다.

그는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에 파견 근무를 할 때 고(故) 이종욱 박사의 WHO 사무총장 선거 실무 총책을 맡아 당선을 도왔다.

전 국장은 “의사가 진단을 통해 아픈 곳을 치료하고 어루만지듯 국민의 아픈 데를 찾아 어루만져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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