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테러도 빈 라덴 소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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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을 뒤흔들고 있는 탄저균 테러는 과연 누구의 소행이며 범인들은 탄저균을 어디서 구했을까.

미국 정부는 탄저균 테러는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탄저균을 개인이 쉽게 구할 수 없는 데다 테러 대상도 의사당.언론사 같은 '전략적'목표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현재 제1용의자는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알 카에다 조직. 알 카에다가 여러 차례 후속테러를 위협했으며 그동안 생화학 무기를 구입하려 애썼다는 점에 수사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또 테러단체가 탄저균을 스스로 배양했다기보다는 이라크나 소련 같은 생화학 무기 보유국에서 구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경찰이 체코를 통해 탄저병 포자가 든 유리병을 입수한 알 카에다 조직원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는 보도도 나와 심증을 굳혀주고 있다. 또 9.11 테러의 주도자인 모하메드 아타(33)가 체코 프라하에서 이라크 비밀정보원과 두차례 만난 사실이 밝혀진 점도 알 카에다의 연관성을 크게 하고 있다.

특히 탄저균이 처음 발견된 플로리다 아메리칸 미디어 신문사가 발행하는 타블로이드판 선(SUN)지 편집국장의 부인이 아타 등 2명에게 지난 여름 아파트 임대를 중개한 일도 밝혀져 빈 라덴의 연루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PBS에 출연해 "아직 충분한 증거는 없다.그러나 우리는 빈 라덴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니는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빈 라덴 테러캠프에서 이런 생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던 교본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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