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합의내용 대부분이 내 주장" JP 희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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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그것 봐, 내 말대로 됐지?"

한.일정상회담의 합의내용이 지난 15일 오후 전해지자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김종필(金鍾泌.JP.얼굴)자민련 총재가 주변에 있던 당 소속 의원들에게 웃으며 한 말이라고 한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대변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합의한 ▶역사공동연구기구 설치▶야스쿠니 신사에서의 A급전범 분리 검토는 그동안 JP가 끈질기게 주장해왔던 사항들이라고 16일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자민련 당사로 찾아 온 최성홍(崔成泓)외교부 차관에게 金총재는 "역사왜곡 문제는 정치적으로는 풀리지 않는다. 학술적으로 풀어야 한다. 양쪽 전문가 30~50명을 모아 난상토론을 거쳐 공통분모를 도출해야 한다는 뜻을 내가 일본 정치인들에게 누차 전달했으니 참고하라"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와 관련해서는 "세계 어느 누구라도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국립묘지처럼 부담 없이 찾아가 헌화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야 한다고 일본측에 얘기했다"고 崔차관에게 귀띔했다.

이수영(李洙榮)총재 상임특보는 "金총재는 지난 7월 초 일본 연립 여3당 간사장의 방한 당시 등 기회가 닿는 대로 일본 정치인들에게 같은 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일의원연맹 한국측 회장인 金총재는 지난 13일 일본측 연맹 부회장 등 중의원 7명을 초청한 공식만찬 행사에서 "NHK방송이나 일본신문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의 국회연설 등을 늘 보고 있는데, 역대 어느 총리보다 화술은 뛰어나지만 철학은 그다지 깊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다고 당시 참석자들이 전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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