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일부 해외공장도 GM과 매각 협상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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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석환(金錫煥.57)대우자동차 사장(입찰사무국 담당)은 15일 "GM과의 본협상에서 매각대상에 일부 해외 생산공장을 추가로 포함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미 제너럴 모터스(GM)가 이날 시작한 대우차 정밀실사와 본계약 협상의 주역을 맡은 金사장은 "매각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도 공장의 경우 시장규모와 성장 가능성 때문에 GM이 협상 내내 관심을 표했으나 채권단 내부의 담보문제 등이 얽혀 다시 논의키로 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 공장은 연간 생산대수 7만2천대로 대우차 해외공장(12개국 15개 법인) 가운데 넷째 가는 규모다. GM은 양해각서(MOU)에서 해외 법인 가운데 이집트.베트남 등 2개 공장과 미국 등지의 22개 판매법인만 인수키로 했었다.

金사장은 "양해각서에는 단순히 협상을 해보자는 수준과 본계약을 전제로 사전에 모든 내용을 어느 정도 합의하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 뒤 "GM과 맺은 MOU는 구체적 내용이 포함된 가계약 수준"이라고 말했다. 金사장은 "이번 MOU는 부속서를 포함해 20여쪽에 걸쳐 주요한 사항들에 대해 상세하게 정리했기 때문에 깨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GM은 이날 대우차 부평공장과 서울역 앞 대우센터 빌딩에 실사 업무를 위한 사무실을 설치하고 대우차의 장부상 자산.채무 등과 실제를 대조하고 국내외 계약관계, 영업상황 등 확인에 들어갔다.

金사장은 "정밀실사와 함께 본계약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되 11월 말까지는 실사에 주력하고, 12월 실사결과를 갖고 최종협상을 벌여 연말까지 계약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평공장과 관련,"GM이 지난 5월 말 처음 낸 인수제안서에서는 부평공장 생산차종을 일정기간만 위탁판매하겠다고 했으나 꾸준한 협상을 통해 부평공장 생산량 전량의 판매 대행과 함께 고용보장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또 부평공장의 노사문제가 안정되고 수익성이 나타나면 6년 이내에 이를 인수키로 MOU에 명시했기 때문에 이 조건만 충족되면 GM의 부평공장 인수는 확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金사장은 "GM 인수 후에도 대우 브랜드, 독자적인 연구개발(R&D) 기능 및 국내외 판매망을 유지키로 해 대우차가 GM의 단순한 하청기지가 아닌 종합자동차 회사로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뇌명 한국자동차공업협회장(기아자동차 사장)은 GM의 대우차 인수와 관련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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