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총리 "빈 라덴 목표는 각국에 테러정권 수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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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오사마 빈 라덴의 두 얼굴에 현혹되지 말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이례적으로 파키스탄 신문에 실어 관심을 끌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13일 파키스탄 '뉴스'지에 기고문을 보내 "빈 라덴이 겉으로는 팔레스타인의 저항과 이슬람 정신을 향해 투쟁하며 신념에 가득찬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면의 진짜 목표는 전세계 곳곳에 테러국가를 세우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블레어는 "빈 라덴이 벌이는 파워게임의 목표는 탈레반 정권을 다른 나라에도 세우려는 기도"라며 "정당한 이슬람 국가들을 전복하고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정권을 만들겠다는 의도에 현혹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탈레반 정권이 소련의 아프간 침공 후 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질서를 세운 점을 인정했지만 이후 극단에 치우친 탈레반 지도부가 결국 아프간 국민들을 다시 혼란과 폭정, 피폐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했다.

블레어는 "연일 TV에 나오는 반미시위대의 모습이 이슬람 대다수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면 오산"이라면서 "그들도 탈레반과 같은 정권을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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