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프간 공격…특수부대 1천명 우즈벡 증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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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과 영국 지상군의 아프가니스탄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 지상군 파병방침을 상.하원에 통지했다.

미국이 지상군 투입작전을 개시하는 것은 미.영 연합군이 사흘간 대대적인 공습을 통해 탈레반군의 방공망을 궤멸시켰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WP)와 인디펜던트등 미.영 주요 언론들은 10일 미.영 지상군의 아프가니스탄 투입이 임박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번 주말 아프가니스탄 인근 이슬람 국가들을 돌며 외교적 정지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지상군 투입 카운트다운=부시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면통지문에서 "미국의 대테러 작전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 필요한 추가 조치들을 지시하게 될 것"이라며 지상작전이 장기적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내 전투작전이나 파병 규모 및 기한은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미 언론은 "미.영 지상군이 다음주 아프가니스탄 인근 지역으로 배치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미 투입된 제10산악사단 1천명 외에 추가로 1천명의 병력을 우즈베키스탄에 배치할 것이고 영국은 현재 군사훈련을 위해 오만에 파견된 병력이 전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이날 "국제 테러리스트들은 물론 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국가들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는 소위 '부시 독트린'을 내세워 군사작전이 이라크 등으로까지 확전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 막판 외교순방=블레어 영국 총리는 9일 반(反)테러연대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고 아프가니스탄 작전에 대한 협조를 얻기 위해 3일간의 이슬람국 순방길에 올랐다. 블레어 총리는 우선 스위스 제네바에서 아랍에미리트의 자예드 빈 술란 알-나얀 대통령을 만난 후 오만과 이집트를 방문,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중동 국가들을 다독이는 막판 설득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월 미 국무장관도 이번 주말 아프가니스탄 주변 핵 보유국인 파키스탄과 인도를 방문, "이번 전쟁이 종교.문명간 충돌이 아닌 테러응징을 위한 정의구현 차원의 자위전쟁"임을 강조하며 지상군 투입에 앞선 외교적인 막판 노력을 기울인다.

◇ 향후 지상작전은=지상군 투입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미군에 있어 '침략자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프가니스탄의 험난한 지형에서의 작전은 자칫 제2의 베트남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미군은 지상작전에서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군과 역할 분담을 할 전망이다.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찾아내 응징하는 작전은미.영 특수부대가 맡고 탈레반군과의 전투와 카불 점령작전은 북부동맹에 맡긴다는 것이다.

◇ 이라크에도 경고=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7일 이라크의 모하메드 도우리 특사를 만나 이라크가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악용할 경우 이라크를 공격할 것임을 경고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네그로폰테는 이라크가 ▶탈레반 정권 지원▶대량 살상무기 사용▶주변국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이라크 북부의 크루드족 탄압의 경우, 이라크를 공격하겠다는 경고서한을 도우리에게 구두로 전달했다.

유권하 기자

*** 미국의 對테러 정책

◇ 부시 독트린이란=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하는 국가나 단체를 미 테러작전의 잠재적 표적으로 삼는다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들어간 지난 7일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대사 명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자위를 위해 다른 조직이나 국가에 대한 추가 행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며 확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국제적 관심이 증폭되자 8일 백악관이 서둘러 '부시 독트린'이란 명칭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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