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부도 · 부실 기업들 코스닥 퇴출위기로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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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정부가 부실 등록기업을 퇴출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재무구조가 나쁜 회사와 부도기업 등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이들 종목의 투자자들도 주가 하락과 퇴출 가능성을 우려하며 정부의 구체안 마련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정부와 코스닥위원회는 우선 앞으로 최종 부도처리 되는 등록기업을 즉각 퇴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금까지는 최종부도가 나더라도 1년간 퇴출을 유예했고, 이 기간중 부도사유를 해소하지 못하고 주거래은행과의 거래를 재개하지 못할 경우에만 퇴출시켰다.

현재 최종부도가 난 등록업체는 한국디지탈라인.프로칩스.서한 등 3개사.

또 자본이 전액 잠식된 업체는 한국디지탈라인.국제정공.서한.다산.쌍용건설 등 5개사이다.

이중 특히 최종 부도 처리된 업체의 주가가 8일 곤두박질했다.

서한은 10.5%가량 하락했고, 프로칩스는 4.7% 떨어졌다.

부도업체의 한 관계자는 "8일 오전부터 주주들의 문의전화가 많았다"며 "주주들은 퇴출가능성이 얼마나 있는 지를 물었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24일 법정관리 인가 여부가 결정되는 서한은 새 퇴출 기준의 적용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한의 한 관계자는 "퇴출을 결정하는 협회중개시장 운영규정이 즉각 퇴출로 개정돼도, 이에 앞서 법정관리를 인가받은 기업은 소급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프로칩스의 주주들은 인터넷 증권정보사이트를 통해 이미 부도난 업체나 법정관리 기업들도 규정 개정을 소급적용받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 등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등록기업의 주가가 일정 기간 액면가를 밑돌 경우 퇴출시키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증권사의 코스닥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 방안의 도입 여부 등을 점치느라 부산하다.

5일 현재 58개에 이르는 액면가 미만 종목을 퇴출시킨다면 코스닥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상당수가 액면가를 밑도는 거래소 상장업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단순히 액면가를 밑돈다는 이유로 퇴출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빛증권 최정일 애널리스트는 "세계적인 주가 침체로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액면가 미만 종목을 무조건 퇴출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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