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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 미군이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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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산 제품들이 미국 방위산업 시장을 속속 뚫고 있다. 미 방위산업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의 4배가 넘는 1500억달러에 달한다.

군용 노트북 전문업체인 서울 스탠다드는 악조건 전용 노트북인 '허머북' 28만5000달러어치를 미 국방부에 납품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미 국방부가 지정한 군부대의 '실전 테스트'를 거친 뒤 주방위군과 해병대에 662만달러어치의 노트북을 수출할 예정이다. 허머북은 무게 4.3㎏로 일반 노트북에 비해 1.5㎏가량 무겁다. 하지만 물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방수기능을 갖춘 데다가, 1m 높이에서 30여 차례 떨어뜨려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외부 충격에 강하다. 서울 스탠다드 이성백 이사는 "현재 미군에서 주로 쓰이는 일본 파나소닉 제품에 비해 25% 비싼데도 불구하고, 영하 10도~영상 50도의 기온과 강한 모래바람 등 악조건에서 잘 작동한다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군이 쓰는 군용 노트북은 미국정부가 연구개발 예산을 지원하는 미 방산업체 아이트로닉스와 일본 파나소닉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국방과학연구소와 방산업체 지누스가 공동 개발한 광섬유 안전 펜스 (상품명=폼가드)가 지난달 미 국방부의 최종 시험을 통과했다.

지누스는 미 국방부에 최소 1억달러어치의 폼가드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섬유 안전펜스 폼가드는 광섬유망에 적외선 레이저파를 계속 흘려보내 되돌아오는 레이저파의 타이밍과 강도를 체크해 적의 침입 여부를 파악하는 제품이다. 누군가 펜스를 절단하거나 잡아당기면 펜스와 연결된 컴퓨터가 침입자의 정확한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미군의 성능테스트에서 폼가드는 침입위치를 몇 인치 이내로 정확히 가려냈다. ㎞당 설치비용이 20만달러에 달한다.

◆ 미국 방산품 시장 어떻게 뚫나=KOTRA 류종헌 시장개발팀장은 "품질에 자신이 있다면 미 국방부의 '외국기업 성능테스트 프로그램(FCT)'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FCT는 기술 경쟁력이 있는 외국 제품을 골라 미국 제품과 동등한 조건으로 실험한다. FCT를 통과한 업체의 67%가량이 미 국방부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SKC가 만든 리튬폴리머전지 120만달러어치를 이 절차를 거쳐 시험 구매하기로 결정했고, 삼성탈레스의 벽걸이 모니터와 코아블의 위성낙하산 유도시스템, 풍산의 탄환도 이 FCT를 진행중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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