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공격] 국제사회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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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 난민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과 세계식량계획(WFP)등 구호단체들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으로 난민 1백50여만명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넘쳐나는 난민캠프=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과 이란은 지난달 테러사건 후 대규모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했다.

8일 미국의 공습이 이뤄진 후 이들 국가는 국경지역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지만 페샤와르, 퀘타, 이란 국경, 타지키스탄 국경 등지에는 월경을 요구하는 난민들의 행렬이 목격되고 있다.

UNHCR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파키스탄에 최대 1백만,이란에 40만의 난민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도 각각 5만명의 난민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이중에서도 20%에 달할 5세 미만의 어린이 난민의 상황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10월 말이면 겨울이 시작되는 아프가니스탄 산악지역의 난민과 어린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급선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앞으로 6개월간 난민지원을 위해 총 5억8천4백만달러(약 7천5백억원)가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 국제사회 문제로=UNHCR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인데다 이들을 지원하고 관리할 요원들이 탈레반정권의 추방조치로 아프가니스탄 내 난민캠프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다 인접국인 이란과 파키스탄은 지난 22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유입된 난민을 각각 1백40만,2백20만명이나 수용한 상태라 추가 난민을 받아들일 여력이 별로 없다.

특히 이란의 경우 전국 30개 도시에 난민캠프를 설치했으나,난민 중 5%만 수용시설에 거주하고 있다.전국에 흩어진 난민들이 마약밀매 등을 일삼는 데다 이란경제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 국제지원 계획=미국은 4일 아프가니스탄 난민에 대한 긴급 인도지원자금으로 총 3억2천만달러를 투입하겠다는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5일에는 제네바에서 미국과 유럽.러시아.일본 등 주요국가들과 파키스탄.이란 관계자들이 참여한 아프간 난민지원국 회의가 열렸고 한국.일본 등도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난민들에 대한 대책으론 터무니없이 모자란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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